약해진 학자의 마음
사밧티의 한 젊은 브라만은 고대 브라만교 성전인 세 베다를 외워 익히고, 신성한 만트라를 훌륭한 솜씨로 가르쳤습니다. 결혼한 뒤 그의 마음은 집안일과 재물, 소유와 가족에 사로잡혀, 결국 자신의 만트라를 올바른 순서대로 외울 수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이 상실에 괴로워한 그는 가르침을 구하러 부처님께 나아갔고, 부처님은 그의 고통 속에서 아주 먼 옛 생에 일어났던 일의 울림을 알아보셨습니다.
한 스승과 그의 뛰어난 제자
그 먼 옛날, 브라흐마닷따 왕이 바라나시를 다스리던 때에 보살은 이름 높은 스승이었습니다. 그의 제자인 재능 있는 젊은 브라만 역시 스승의 지도 아래 성전을 완벽하게 익혔습니다. 그러나 결혼하자 이 제자의 가정 책임이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그의 기억을 흐리게 했고, 한때 흠 없던 베다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흙으로 흐려진 연못
스승은 마음이 어지러워진 제자를 들소 떼가 짓밟아 진흙처럼 탁해진 연못으로 데려가, 그 물에 무엇이 비쳐 보이느냐고 물었습니다. 제자는 물이 너무 휘저어지고 흐려서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가라앉아 고요해진 같은 연못
두 사람은 연못이 가라앉을 때까지 함께 기다렸고, 진흙은 바닥으로 가라앉아 물은 완전히 투명해졌습니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전혀 보이지 않던 굴 껍데기와 조약돌, 모래, 그리고 물고기 떼가 드러났습니다. 스승은 이 변화가 드러낸 것에 대해 두 게송을 읊었습니다. 어지럽고 요동치는 연못에서는 그 안의 조개껍데기와 조약돌, 헤엄치는 물고기가 보이지 않듯이, 마음이 요동칠 때 사람은 자신의 복리도 남의 복리도 보지 못합니다. 맑고 흔들림 없는 연못에서는 그 안의 모든 생명이 분명히 드러나듯이, 마음이 요동하지 않을 때 사람은 자신의 복리와 남의 복리를 똑똑히 봅니다.
부처님의 밝히심
부처님은 흐려진 기억을 안고 찾아온 브라만을 위해 이야기 속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시며 말씀을 맺으셨습니다. 먼 과거의 그 제자는 바로 지금 이 브라만의 전생이었고, 연못을 보여 준 스승은 다름 아닌 부처님 자신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팔리 경전(빨리 삼장) 소부(소부)의 두까니빠따(이집편)에 실린 자타카 제185번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자는 설명을 듣는 대신 물이 맑아지기를 기다려야 했다
스승은 요동치는 마음은 분명하게 알아볼 수 없다고 말로 간단히 설명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미 세 베다에 통달한 제자라면 그 말을 곧바로 이해하고 동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승은 그를 실제 연못으로 데려가, 전체 가라앉는 과정을 스스로 기다리게 했습니다. 물을 가리고 있던 진흙이 두 사람의 어떤 노력도 없이 저절로 완전한 맑음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을 지켜보게 한 것입니다. 이 가르침은 단지 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여져야 했습니다. 요동을 지적으로 이해했다고 확신하는 마음도 같은 요동이 자신 안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결혼이 마음을 격랑으로 채웠을 때, 이 브라만의 학식이 기억의 상실을 막지 못했던 것과 꼭 같습니다.
결혼이 일으킨 것도 아니고, 떠나면 풀리는 것도 아닌 문제
이 가르침은 제자에게 집을 버리라고 하거나, 그의 기억을 흐리게 한 책임들을 원망하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연못이 흐려진 것은 본래 잘못된 무엇 때문이 아니라, 어떤 연못이든 결국 저절로 가라앉게 되어 있는 평범한 교란 때문이었습니다. 이 본생담이 조용히 시사하는 바는, 가정생활 그 자체가 장애였던 적은 없다는 것입니다. 장애는 물소들이 떠난 뒤 진흙이 가라앉듯 자신의 교란이 가라앉도록 두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한 마음이었습니다. 가정생활 한가운데서도 고요한 마음은 언제나 제자에게 열려 있었다고, 가르침은 말하는 듯합니다. 진흙 아래에 맑은 물이 늘 있었듯이, 그 마음은 요동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 방향에서 같은 것을 말하는 두 게송
스승의 두 게송은 강조하기 위해 같은 요점을 두 번 되풀이한 것이 아닙니다. 같은 연못을 그 정반대의 두 상태에서 묘사함으로써, 제자가 변화의 결말만이 아니라 그 전체 흐름을 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첫 게송은 요동치는 연못이 감추는 모든 것, 곧 조개껍데기와 조약돌과 물고기를 열거하며, 제자가 자신이 잊어버린 만트라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상실을 짚어 냅니다. 둘째 게송은 가라앉은 연못이 드러내는 것들을, 이제 보이게 된 바로 그 숨겨진 것들의 같은 목록으로 열거하여, 제자가 방금 스스로 지켜본 바로 그 상실과 맞대어 자신의 맑음의 회복을 가늠할 수 있게 합니다. 스승과 제자 모두, 막연한 향상이 아니라 요동이 앗아 갔던 것의 정확한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경전 번호
팔리 경전 소부의 두까니빠따(이집편) 자타카 제185번, 아사따만따 품.
보살의 모습
딱카실라 대학의 디사빠모카(방향의 스승) 아사리야.
성취된 바라밀
반야 바라밀. 마음의 본성을 밝히는 자연의 비유를 통해 드러남.
교리적 비유
탁한 물은 감각적 욕망(깜차반다) 등 마음의 맑음을 가리는 다섯 장애(니바라나)를 나타냄.
수행에서의 의미
참된 통찰(위빠사나)에 앞서 고요함(사마타)이 반드시 필요한 전제임을 가르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