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은 사기꾼
기원정사에서 사위성의 한 독실한 상인이 부처님께 동업자의 부정직함에 관해 아뢰었다. 그 동업자는 교역으로 얻은 이익을 나누는 일을 자꾸만 미루고 있었다. 사기꾼은 정직한 사람이 먼 길에 지쳐 집에서 과식하다가,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죽어 버리리라고 계산하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동업자의 부정직함이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사기꾼이 훨씬 오래전 전생에서도 똑같은 술수를 부린 적이 있었으며, 부처님은 그 이야기를 낱낱이 들려주셨다.
맡겨 둔 쇠
그 옛날 브라흐마닷타가 바라나시를 다스리던 때, 보살은 궁정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고 훗날 대법관이 되었다. 그 도시에서 한 마을 사람이 친구인 도시 상인에게 무거운 쇠 쟁기날 오백 개를 보관해 달라고 맡겼다. 찾으러 올 때 틀림없이 돌려주리라 믿었던 것이다.
쥐를 핑계 삼은 절도
상인은 쟁기날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팔아 대금을 챙겼다. 변명을 준비하기 위해 쇠를 보관했던 자리 둘레에 쥐 배설물을 흩뿌려 놓았다. 마을 사람이 찾아와 쟁기날을 돌려달라고 하자, 상인은 쥐들이 그것을 다 먹어 버렸다고 한탄하며 쥐 배설물을 보여 주었다.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은 대답
마을 사람은 그 거짓말을 즉시 꿰뚫어 보았지만 분노의 기색은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다투지 않고 그 설명을 받아들였으며, 자신의 대답을 준비하는 동안 이 일을 그대로 두었다.
같은 방식으로 갚은 빚
얼마 뒤 마을 사람은 상인의 어린 아들을 목욕하러 데리고 갔고, 친구의 집 안방에 아이를 숨겨 두고 혼자 돌아왔다. 상인이 다급하게 아들의 행방을 묻자, 마을 사람은 매 한 마리가 강가에서 아이를 낚아채 날아가 버렸다고 대답했다.
두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모두 들은 법정
상인은 이를 거짓말이라 여기고 사건을 법정에 가져갔으며, 마을 사람도 함께 가기로 했다. 보살, 곧 수많은 생을 거쳐 훗날 부처님이 되실 대법관 앞에서 상인은 아들을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며 판결을 구했다. 마을 사람은 매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보살이 매가 어디에서 소년을 채어 가느냐고 묻자, 마을 사람은 도전으로 맞받았다. 쥐가 쇠 쟁기날을 먹을 수 있다면 매도 소년을 채어 갈 수 있고, 쥐가 먹을 수 없다면 매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쟁기날이 정말로 먹혔는지 판결해 달라고 청했다.
양측 모두에게 온전히 돌아간 결과
보살은 마을 사람이 속임수에 속임수로 맞서고 있음을 알아보고, 그 계략이 잘 짜였다고 칭찬하셨다. 그리고 두 개의 게송을 읊으셨다. 첫째 게송에서는, 기만하는 자에게 향한 기만은 잘 고안된 것이니, 쥐가 쟁기날을 먹어 치울 수 있다면 매가 어찌 소년을 채어 가지 못하겠느냐고 하셨다. 둘째 게송에서는, 사기꾼에게는 언제나 더 큰 사기가 있으며 속임수는 속임수로 되돌아간다고 하셨다. 즉 사기꾼은 쟁기날을 돌려주고, 쟁기날을 잃은 자는 아이를 돌려주라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두 사람 모두 잃었던 것을 되찾았다.
부처님의 신원 밝히심
부처님께서는 가르침을 마무리하시며, 과거의 사기꾼과 현재의 사기 동업자가 같은 사람이었음을 밝히셨다. 또한 두 이야기 모두에서 그 영리한 자 역시 같은 인물이었다고 하셨다. 사기를 사기의 논리로 되받아 칭찬을 받은 대법관, 곧 보살 자신이 바로 부처님이셨다. 팔리 삼장의 자타카 제218번은 이 이야기를 이러한 형태로 기록하고 있다.
증인이 필요 없도록 지어낸 거짓말
상인의 쥐 이야기는 누구도 그것을 직접 반박할 수 없도록 지어져 있었다. 텅 빈 창고와 흩뿌려진 쥐 배설물은, 이미 팔아 버린 쇠가 없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도 살펴볼 것을 남기지 않았다. 마을 사람의 매 이야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지어져, 시장에 서 있던 누구도 검증하거나 반박할 수 없었다. 두 거짓말은 정신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바로 그 때문에 마을 사람은 둘을 나란히 놓고 법정에 함께 판단해 달라고 청할 수 있었다.
약점이 아니라 전략이었던 인내
마을 사람이 처음 쥐 이야기를 들었을 때 보인 차분한 수긍은 언뜻 보기에 자기 재산을 지키기에는 지나치게 온순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아이를 위한 안전한 장소를 마련하고, 첫 이야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질 만큼 튼튼한 두 번째 이야기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곧바로 분노를 드러냈다면 상인에게 더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셈이었을 것이다. 그의 인내는 이 사건을 판관 앞에 올려놓은 계획의 첫 번째 수였다.
사람만이 아니라 방법을 벌한 판결
보살의 판결은 단지 누가 자기 이야기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를 가리지 않았다. 두 이야기 모두 전혀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신 보살은 두 이야기 밑에 깔린 논리를 한꺼번에 살폈다. 쥐가 쇠를 먹는다고 주장하는 자에게는, 아이를 채어 가는 매에 관한 똑같이 불가능한 주장을 거부할 근거가 남지 않는다는 점을 짚어 보이신 것이다. 두 날조된 이야기를 하나씩 따로 살피지 않고 서로 맞대어 살핌으로써, 게송은 상인이 스스로 고른 무기를 바로 쟁기날을 돌려주게 한 도구로 만들었다.
알고 계셨나요?
팔리 경전 쿠드다카 니카야 2집 7품(비라낫탐바카 품) 제218화 본생담.
인도의 판차탄트라와 아라비안나이트 등 전 세계 민담으로 변용된 유명한 풍자적 법정 드라마의 원형.
보살은 공명정대한 대법관으로 등장하여 궤변을 역설의 논리로 통쾌하게 격파함.
거짓말쟁이의 사기극은 그와 똑같은 황당한 허구의 거울을 비춰줄 때 무너진다는 교훈을 담음.
상황을 꿰뚫어 보고 악을 교화하는 눈부신 반야(지혜) 바라밀의 발현.
반야(지혜)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
Buddha
More from बौद्ध धर्म
연결된 가르침
같은 가르침이 여러 전통 속에서 울려 퍼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