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 군마로 태어나다
이 이야기는 팔리어 삼장 소부에 실린 『본생경』 제1집 에까니빠따의 제23화로 전해지며, 그 산문 서사는 간결한 게송을 온전한 이야기로 풀어 쓴 주석서 『자타까앗타왓나나』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많은 본생담처럼 부처님께서 자신의 전생을 들려주시며 인내와 정진의 가르침을 보이시는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에까니빠따는 『본생경』 가운데 가장 짧고 흔히 가장 오래된 이야기들을 모아 두었으며, 각 이야기는 긴 사건의 연쇄가 아니라 하나의 생생한 장면을 중심으로 짜여 있습니다. 제23화는 대부분의 생명이 포기했을 지점을 넘어서까지 지켜진 충성을 그려 내기에 가장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옛 바라나시 왕국에서 브라흐마닷따 왕이 다스리던 시절, 보살은 보자 종족의 더없이 훌륭하고 견줄 데 없는 순혈 군마, 보자자니야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균형 잡힌 아름다운 체구, 번개처럼 빠른 질주, 영웅다운 두려움 없는 기상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금 그릇에 담긴 향긋한 쌀밥을 먹고 자랐으며, 왕의 으뜸가는 장수의 승용마로서 왕실의 예우 속에 보살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수준의 신두 말들은 고대 인도의 궁정에서 특히 귀하게 여겨졌으니, 바라나시가 맞이하게 될 원정과 같은 싸움을 위해서였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단 한 번의 전투를 위해 길러지고 훈련받은 이 짐승들 가운데 실제로 그 전쟁에 불려 나가는 말은 많지 않았습니다.
일곱 왕이 바라나시를 포위하다
일곱 적국의 왕들이 거대한 군대로 바라나시를 에워싸고, 왕국의 항복이나 무조건적인 전쟁을 요구했습니다. 왕은 자신의 으뜸 장수를 보살 위에 태워 홀로 포위를 뚫도록 보냈습니다. 장수는 폭풍처럼 달려 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대지를 뒤흔드는 울음소리와 함께 고귀한 준마는 적의 창들을 짓밟고 보병과 기병을 모두 흩어 놓았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여섯 왕을 살아 있는 채로 사로잡았습니다. 사로잡을 때마다 같은 방식이 되풀이되었습니다. 장수는 보살을 적왕의 호위대 정면으로 몰았고, 말은 본래 기수를 향한 일격 일격을 대신 받아 내며, 그 틈에 장수는 적진 깊숙이 파고들어 왕 자신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 전술은 여섯 번 연달아 성공했으나, 일곱 번째 진영은 달랐습니다.
치명상과 굽히지 않는 의지
일곱 번째 왕의 진영을 향해 돌격할 때, 투창 하나가 고귀한 말의 갑주를 뚫고 들어와 치명적이고 고통스러운 상처를 입혔습니다. 가슴에서 피가 솟구쳤습니다. 장수는 말에서 내려 떨고 있는 준마가 땅에 눕도록 도왔고, 곧 다른 말을 얹을 수 있도록 황금 갑주의 끈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먼지 속에 누워 있던 보살은 생각했습니다. ‘평범한 군마로는 이 일곱 번째 진영의 대열을 깨뜨릴 수 없다. 다른 말을 타게 된다면 장수는 목숨을 잃고, 성은 함락되며, 내가 지금까지 쌓은 공적도 모두 허사가 되리라.’ 보살은 초인적인 결심과 정진 바라밀, 곧 인내와 흔들림 없는 노력의 힘을 불러일으켜 피투성이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장수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내 등에 다시 갑주를 채우라! 어떤 다른 말도 이 불길을 뚫고 그대를 데려갈 수 없다. 오직 나만이 그들의 대열을 부술 수 있다!”
마지막 돌격과 임종의 가르침
장수는 감격에 젖어 울면서 다시 말에 올랐습니다. 상처 입은 명마는 찬란한 위엄으로 돌진하여 마지막 방진을 산산이 부수고, 일곱 번째 왕을 살아 있는 채로 사로잡았습니다. 승리의 함성 속에 궁궐 문 앞으로 되돌아왔을 때, 보살은 부드러운 잠자리에 조심스럽게 눕혀졌습니다. 숨을 거두기 전, 보살은 통곡하는 왕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대왕이시여, 사로잡은 일곱 왕을 죽이지 마십시오. 평화의 맹세를 받고 자비로 그들을 고국으로 돌려보내십시오. 보시를 행하고, 정의로써 다스리며, 모든 중생을 보호하십시오.” 이 거룩한 말씀을 끝으로 용맹한 명마는 고요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전생의 인연 밝히기
본생담을 마칠 때의 관례대로, 부처님께서는 모여 있던 비구들에게 이야기 속 인물들을 밝히셨습니다. 그때의 바라나시 왕은 후생의 아난다였고, 말 위에 올랐던 장수는 후생의 사리불이었습니다. 두 분은 모두 부처님께서 마지막 생에 깨달음을 이루셨을 때 그분의 가장 뛰어난 제자가 되실 분들이었습니다. 몸이 쇠약해져 가는 순간에도 자신을 지키기보다 책무를 택한 보살 자신의 굳건한 인내는, 본생 전통에서 정진 바라밀의 가장 높은 본보기로 떠받들어집니다. 정진 바라밀은 보살이 불과를 향해 무수한 생을 거치며 닦아 가는 여러 바라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본생담을 읽은 후대의 주석가들은, 말이 왕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 그 마지막 돌격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도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바친 뒤, 그는 숨이 끊어지는 순간 도성을 위한 복수가 아니라 자비를 구했고, 방금 자신이 겪어 낸 폭력이 나라의 근본 교훈이 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경전 출처
이 이야기는 팔리어 삼장 소부(쿳다카 니까야) 가운데 『본생경』 제1집 에까니빠따의 제23화이며, 부처님이 자신의 전생을 들려주시는 형식으로 시작됩니다.
정진 바라밀
치명상을 입고도 굽히지 않은 보살의 모습은 정진 바라밀, 곧 불굴의 용기와 끈기를 보여 주는 가장 숭고한 경전 속 본보기로 꼽힙니다.
전생의 확인
본생담의 결말에 따라 부처님은 왕을 후생의 아난다, 무사를 후생의 사리불이라고 밝히셨으며, 두 사람은 이후 부처님의 가장 뛰어난 제자가 되었습니다.
보자 혈통의 명마
이야기 속 보자자니야는 팔리 문헌에서 놀라운 속도와 용기, 전장에서의 충성심으로 이름 높은 전설적인 순종 군마입니다.
승리 뒤의 자비
숨이 끊어져 가는 말이 사로잡힌 왕들을 살려 주고 정의로 나라를 다스리라고 남긴 마지막 가르침은, 방금 보여 준 용기의 참된 목적을 자비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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