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왕의 희생
마하카피 자타카 제407번
마하카피 자타카 제407번: 원숭이 왕은 팔만 마리의 원숭이를 구하기 위해 살아 있는 다리가 되지만, 데바닷타는 그가 살아남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그의 척추를 부러뜨린다.
1. 현재의 인연 (빳쭈빤나왓투)
세존께서 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머무실 때, 자기 권속에 대한 헌신을 주제로 『자타카 주석서』에 따라 이 거룩한 가르침을 설하셨다. 그 계기는 다음과 같다. 코살라의 비두다바 왕은 자신의 어머니가 참된 샤캬 족의 귀족 여인이 아니라 샤캬 족 여종의 몸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복수로서 샤캬 종족을 멸하고자 결심하였다. 붓다는 자신의 친족을 지키기 위해 세 번이나 비두다바 왕의 길목에 섰고, 그때마다 왕은 존경의 뜻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네 번째에는 과거 업의 익음을 영원히 막을 수 없음을 보시고, 붓다는 더 이상 개입하지 않으셨으며, 샤캬 족은 그 끝을 맞이하였다. 그 뒤 붓다는 비구들에게, 윤회 속 무수한 생에 걸쳐 보살이 언제나 자신의 친족의 복리를 자기 목숨보다 앞에 두었음을 말씀하셨고, 그 예시로서 이 제407화인 마하카피 자타카를 들려주셨다.
2. 과거의 이야기 (아티타 왓투)
아득히 먼 옛날, 브라흐마닷타 왕이 거룩한 바라나시 나라를 다스리던 때, 보살은 짐승의 세계에 태어나 고귀하고 위엄 있는 원숭이 왕(마하카피)이 되었다. 막대한 힘과 금빛으로 빛나는 털, 그리고 인간 학자들을 능가하는 지혜를 갖춘 그는, 히말라야의 울창한 숲에서 팔만 마리 원숭이로 이루어진 평화로운 무리를 다스렸다.
이 성역의 깊은 곳, 거룩한 갠지스 강변에는 거대하고 신비로운 망고나무(암바푹카)가 서 있었다. 그 가지들은 견줄 데 없는 향기와 달콤함을 지닌 천상의 감로과로 무겁게 늘어져 있었다. 인간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자기 무리에게 파멸을 가져올 수 있음을 아시던 지혜로운 보살은 엄격한 명을 내렸다. 익은 열매 하나라도 결코 갠지스 강물에 떨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원숭이들은 강 위로 뻗은 가지에 달린 꽃과 열매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부지런히 따냈다.
3. 천상의 딜레마와 왕의 포위
그들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한 개의 익은 망고가 늘어진 가지에서 개미집 뒤에 숨어 있다가 소리 없이 세찬 강물 속으로 떨어졌다. 그것은 하류로 떠내려가다가, 신하들과 함께 목욕하던 바라나시의 브라흐마닷타 왕의 어망에 걸리고 말았다. 과일의 천상의 향기에 매혹된 왕은 그것을 맛보았다. 그 하늘의 달콤함에 압도된 왕은, 그 열매의 출처를 알아내려는 집착에 사로잡혔다.
왕은 강력한 왕실의 궁수들과 산림 관리인들을 거느리고 갠지스 강을 거슬러 올라, 히말라야 산기슭의 먼 곳까지 나아갔다. 그리하여 열매가 가득 달리고 팔만 마리 원숭이가 들끓는 장엄한 나무를 찾아냈다. 왕실에서만 그 감로과를 독차지하고자 했던 바라나시 왕은, 궁수들에게 해질녘에 나무를 완전히 에워싸고 새벽이 되면 원숭이를 한 마리도 남기지 말고 쏘아 죽이라고 명하였다.
4. 보살의 지고한 희생 (살아 있는 다리)
수백 명 궁수의 활시위와 포효하는 갠지스 협곡 사이에 갇힌 팔만 마리 원숭이들은 죽음의 공포에 울부짖으며 고귀한 왕에게 귀의하였다. 보살은 두려움 없는 평정으로 그들을 위로하였다. “울지 말라, 나의 사랑하는 백성들이여. 너희의 왕이 너희를 강 건너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리라.”
보살은 가장 높은 나무 꼭대기에 올라 힘을 모아, 세찬 협곡을 여든 큐빗의 거리를 뛰어넘어 맞은편 절벽에 내려섰다. 그는 강가에서 튼튼한 대나무 줄기를 찾아, 한쪽 끝은 바위에 단단히 묶고 다른 쪽 끝은 자신의 발목에 묶었다. 그리고 숲을 향해 되돌아 뛰었다. 그러나 대나무는 협곡 전체를 가로지르기에는 조금 짧았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보살은 두 손을 뻗어 망고나무의 가지를 단단히 움켜쥐고, 자신의 살아 있는 몸을 허공 너머로 늘여 다리를 완성하였다.
“내 등을 한 걸음 한 걸음 빨리 건너 자유로 달려가라!” 용맹한 왕이 명하였다. 팔만 마리 원숭이가 하나씩 그의 뻗어진 몸 위를 달려 맞은편 절벽의 안전한 곳에 이르렀다. 무리 가운데에는 전생의 데바닷타도 있었다. 보살의 권위를 오래도록 원망해 온, 질투심 많고 악의에 찬 원숭이였다. 고귀한 우두머리가 팽팽하게 뻗어 무력하게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데바닷타는 높은 가지에 올라가 두 발로 보살의 등뼈를 향해 거세게 뛰어내렸다. 그리고 일부러 잔인하게 등뼈를 부러뜨린 뒤 건너편으로 달아났다.
5. 브라흐마닷타 왕과의 대화와 법의 가르침 (왕법)
강가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브라흐마닷타 왕은 경외와 회한에 휩싸였다. 그는 시종들에게 원숭이 왕 아래에 부드러운 천을 펼치고 대나무 줄을 조심스럽게 끊으라고 명하여, 보살이 급류에 떨어지기 전에 받아 내게 하였다. 왕은 이 고귀한 원숭이를 향수 물에 목욕시키고, 상처에 치유의 기름을 발라 주었으며, 부드러운 침상 위에서 왕실의 황금빛 비단으로 감싸 주었다.
죽어 가는 원숭이 왕의 눈을 눈물 어린 채 바라보며, 브라흐마닷타 왕이 물었다.
“고귀한 생명이여, 그대는 부서진 몸으로 달아나는 이들을 위해 스스로 다리가 되었구나. 그대는 그것이 곧 그대의 죽음임을 알았다. 저들은 그대에게 무엇을 빚졌기에, 그대는 이 참혹한 희생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보살은 평온하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저는 그들의 주인이자 수호자였습니다. 참된 통치자는 백성에게서 공납이나 쾌락을 구하지 않고, 그들의 고통을 짊어지며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들을 해로움에서 지켜 줍니다. 대왕이시여, 저의 마지막 가르침을 들으십시오. 법(다르마)으로 나라를 다스리십시오. 자비를 그대의 왕홀로 삼고, 진리를 그대의 성채로 삼으십시오. 대신과 백성, 짐승과, 숲속의 가장 보잘것없는 나무에 이르기까지, 아버지가 외아들을 대하듯 대하십시오. 법으로 다스리는 자는 이 세상에서 복락을 거두고, 천상의 세계에서 해탈을 얻습니다.”
영원한 지혜의 이 말씀과 함께, 마하카피는 눈을 감고 천상의 세계로 들어갔다. 브라흐마닷타 왕은 전륜성왕에 걸맞은 예우로 그에게 국장을 치러 주었고, 그 거룩한 유해 위에 흰 탑을 세웠으며, 남은 생애 동안 완전한 정의와 아힘사로써 나라를 다스렸다.
6. 탄생의 동일시 (사모다나)
기원정사에서의 설법을 마무리하면서, 붓다는 『자타카 주석서』가 제407화로 전하는 대로 정전에 따른 연결을 밝히셨다.
“그때의 왕은 아난다였고, 저 악한 원숭이는 데바닷타였으며, 원숭이의 권속은 지금 이 모임이었고, 나 자신이 바로 그 원숭이 왕이었느니라.”
알고 계셨나요?
경전 출처
본생 제407화는 마하카피 자타카로서, 『자타카 주석서』에 기록되어 있으며, 붓다가 기원정사에서 비두다바 왕에 의한 샤캬 종족의 멸망과 관련하여 들려준 이야기이다.
또 다른 마하카피 자타카
제516화는 구덩이에 빠진 사람을 구해 준 원숭이가, 그 사람이 안전해진 뒤 배신을 당해 돌에 맞는, 전혀 별개의 무관한 이야기이다.
액자 이야기
붓다는 샤캬 종족을 지키기 위해 세 번이나 비두다바 왕의 길 위에 섰고, 그때마다 왕을 되돌아가게 하였다. 그러나 네 번째에는 업의 과보가 제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고 전해진다.
탄생의 동일시
이야기의 결말에서 브라흐마닷타 왕은 아난다로, 원숭이 무리는 모인 승가로, 배신한 원숭이는 데바닷타로, 그리고 대원숭이 왕 자신은 붓다로 밝혀진다.
살아 있는 다리
대나무 줄기가 모자라자 보살은 자신의 몸으로 다리를 완성하였다. 대나무에서 망고나무까지 몸을 뻗어, 팔만 마리 원숭이가 모두 그의 몸 위를 건널 수 있게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