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서 처음이 아닌 잔혹함
죽림정사에서 부처님의 비구들이 데바닷타의 가혹함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은 잔혹함이 드러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아주 오래된 전생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 생에서도 바로 이같이 모진 마음이 두 효성스러운 아들에게서 어머니를 앗아 갔었다고 하셨다.
두 형제와 먹이를 구할 수 없는 어머니
그 옛날, 히말라야의 숲에서 보살은 두 원숭이 형제 중 형인 마하난다로 태어났다. 두 형제는 함께 팔만 마리 원숭이 무리를 이끌었다. 동생의 이름은 출라난다였다. 그들의 어머니는 눈이 멀고 쇠약해져서, 더 이상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없었다. 어머니를 깊이 공경하는 두 형제는 무리를 다른 이들에게 맡기고, 커다란 반얀나무의 나무 구멍 속에 어머니를 위한 부드러운 잠자리를 마련해 드렸다. 그리하여 날마다 자신들의 손으로 달콤한 과일과 꿀을 모아 어머니께 바쳤다.
경고를 받고도 흘려들은 제자
그 지방의 한 바라문 청년이 탁카실라에서 사람의 성품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지닌 명망 높은 스승 밑에서 학문을 닦았다. 청년이 학업을 마치고 떠나기 전, 스승은 그에게 분명하게 일렀다. 그의 내면에는 잔혹함과 완고함이 깃들어 있으니, 이를 다스리지 못하면 번영을 얻지 못하리라고. 청년은 이 경고에 아무런 마음을 두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배움이 주었어야 할 절제를 버리고, 사냥을 생업으로 삼았다.
사냥꾼의 이유 없는 잔혹함
어느 날, 짐승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숲을 헤매던 사냥꾼은 형제가 어머니를 모셔 둔 커다란 반얀나무 아래를 지나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는 아들들이 가까이에서 먹이를 찾는 동안, 낮은 가지 위에 홀로 가만히 앉아 있는 어머니 원숭이를 보았다. 쉽게 겨냥할 수 있고 아무런 방어도 없는 표적을 보자, 그는 아무 생각 없이 그녀를 향해 활을 겨누었다.
형의 자진 희생
마하난다는 사냥꾼이 어머니를 겨냥하는 것을 보고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화살과 어머니의 몸 사이에 곧바로 몸을 던져, 대신 자신의 목숨을 가져가 달라고 사냥꾼에게 간청하였다. 세상에 어머니를 돌볼 다른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냥꾼은 자비를 보이지 않고 화살을 쏘았고, 마하난다는 쓰러졌다.
동생의 자진 희생
형이 쓰러지는 것을 본 출라난다가 앞으로 나와 똑같은 간청을 올렸다. 어머니 한 생명만이라도 살려 달라며 자신의 목숨을 바친 것이다. 사냥꾼은 두 번째 간청에도 처음과 똑같이 응답하였고, 출라난다는 형 곁에 쓰러졌다.
사냥꾼도 건드리지 못한 효심
어머니의 목숨만을 청한 두 아들을 죽인 뒤, 사냥꾼은 활을 어머니에게도 돌렸다. 그리하여 그의 스승이 한때 그를 말리려 했던 행위를 끝내 완수하고 말았다. 그는 세 마리를 모두 모아 자기가 한 일에 개의치 않고 집으로 가져갔다. 서로를 향한 형제의 효애는,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잔혹함에 의해 끝을 맺었다.
집까지 그를 따라온 업보
사냥꾼이 자신의 집에 이르렀을 때, 그는 집이 벼락에 맞아 무너져 있음을 보았고, 방금 데려온 가족과 같은 시각에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도 이미 목숨을 잃었음을 알게 되었다. 눈앞의 광경에 슬픔과 두려움이 가득한 그 위로, 자기 집의 잔해가 무너져 내려 그를 덮쳤다. 그를 받아들이기 위해 대지 자체가 갈라졌다고 전해진다. 그는 남에게 주저 없이 고통을 안겼던 그 괴로움의 나락으로 실려 내려갔다.
부처님이 밝히신 인물들의 정체
부처님께서는 이야기 속 인물들의 이름을 밝히시며 이 설법을 마무리하셨다. 사냥꾼은 데바닷타였고, 그를 깨우치려 했던 지혜로운 스승은 사리불이었다. 동생 출라난다는 아난다였고, 어머니는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였다. 부처님 자신은 가장 먼저 목숨을 바친 형 마하난다였다고 하셨다. 팔리 경전의 자타카 제222번은 이 이야기를 이러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해악이 일어나기 전에 주어진 경고
사냥꾼이 원숭이 가족을 향해 활을 들기 훨씬 전에 스승이 사냥꾼에게 전한 경고는, 이 이야기에 그것이 없었다면 갖추지 못했을 형태를 부여한다. 이 사람은 자신의 본성을 알지 못하여 잔혹함에 빠져든 사람이 아니었다. 그 내면에 무엇이 있으며, 그것을 억제하지 않으면 어디로 이끌지를 명확히 꿰뚫어 보는 사람에게서 분명히 전해 들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의 끝내의 파멸을 외부에서 내려진 형벌로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리 경계되었던 결말이 제때에 찾아온 것으로 읽힌다. 스승이 지적했던 바로 그 완고함이, 효성스러운 두 아들의 가족을 무너뜨리고 동시에 그 자신의 가족마저 무너뜨릴 만큼 자라났던 것이다.
같은 것을 두 번 청한 두 번의 간청
마하난다와 출라난다는 하나의 공동 간청을 함께 계획하지 않았다. 형제는 각자 자신의 순간에, 서로 의논할 필요도 없이 정확히 같은 교환, 곧 어머니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 일을 제안하였다. 이 반복이야말로 핵심이며, 이야기의 결함이 아니다. 어느 형제도 상대가 먼저 행하는 것을 보고서야 효애가 자기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 필요는 없었다. 두 번째 간청은 첫 번째 간청이 사냥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뒤에 나왔다. 이는 행동하기 전에 그 승산을 계산하지 않는 충심을 보여 준다.
알고 계셨나요?
팔리 경전 쿳다카 니까야의 자타카 두카니파타(제2집) 카사와 품 제222화.
눈먼 어미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친 효행(마투포사카)과 살신성인의 극치를 보여 주는 불경 최고의 비장한 설화.
패륜을 덮친 벼락과 산 채로 떨어지는 지옥행이라는 엄정한 인과응보(업보)의 필연성을 생생하게 묘사함.
탁카실라의 최고 학문을 익혔을지라도 인륜과 도덕이 없는 지식은 괴물을 낳을 뿐임을 강력히 경고함.
자애(메따)와 사(짜가) 바라밀의 위대한 절정을 감동적으로 보여 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