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이라 불린 벗
부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팔리 경전에 실린 《자타카》 제83화(일집, 에카니파타)로, 기원정사에서 설하셨다. 이는 대재가 신도 급고독 장자(아나타핀디카)의 어린 시절 벗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벗은 칼라칸니, 곧 '불운'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함께 놀고 같은 학당에 다녔으나, 그 뒤 벗은 심한 궁핍에 빠졌다. 생계가 막막해 몸을 의탁할 곳을 찾게 되자 아나타핀디카는 그를 맞아들여 집안 곳간의 관리를 맡겼다. 이에 이웃들이 즉시 불만을 드러냈다. 그토록 번창한 집의 복도에서 하인들이 “일어나라, 칼라칸니!” 또는 “앉아라, 칼라칸니!” 하고 부르는 소리를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부처님은 대중에게, 고작 이름 하나 때문에 이런 충직함이 시험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며, 과거에도 어떻게 시험받았는지 보이기 위해 전생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재무관의 옛 벗
옛날 바라나시를 브라흐마닷타 왕이 다스리던 시절, 보살은 큰 명성과 견줄 데 없는 관대함을 지닌 재무관이었다. 보살에게는 칼라칸니라는 어린 시절의 벗이 있었다. 세월이 흐르자 그 벗 또한 같은 심한 궁핍에 빠졌고, 옛 벗에게 의지하러 찾아왔다. 보살은 기쁜 마음으로 그를 집에 맞아들이고, 곳간과 보물고 전체를 관리하는 집사로 임명했다.
징조로 잘못 여겨진 이름
친척들과 이웃들은 곧 불쾌해했다. 그들은 보살을 에워싸고, 이름 자체가 불운을 뜻하는 사람을 집에 들이면 하인이 그를 부를 때마다 집안에 재앙을 불러들이는 셈이라며 항의했다. 보살은 이름이란 사람을 가리키기 위해 쓰는 소리일 뿐, 그 자체로 행운이나 재앙을 가져올 힘은 없다고 대답했다. 지혜로운 이는 음절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행실로 판단한다. 칼라칸니는 어린 시절부터 충실한 벗이었으니, 어떤 미신도 그를 내쫓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밤의 도적들
얼마 뒤 보살은 세금을 거두러 먼 마을로 떠나면서 저택의 관리를 칼라칸니에게 맡겼다. 주인이 집을 비운 것을 안 무장한 도적 무리가 한밤중에 집을 에워쌌다. 칼라칸니는 달아나지 않았다. 그는 방마다 등불을 밝히고, 남은 하인들에게 북을 치고 나팔을 불게 했으며, 마치 안에 완전한 수비대가 대기하고 있는 듯 여러 목소리로 명령을 외쳤다. 집이 군사의 수비를 받고 있다고 믿은 도적들은 무기를 내던지고 어둠 속으로 달아났으며, 아침이 되자 그들의 연장이 바깥에 흩어져 있었다.
증명된 우정
돌아온 보살은 벗의 재치가 온 집안과 보물을 어떻게 지켜냈는지 알게 되자, 칼라칸니에게 아낌없이 보답했다. 또한 벗을 내치라고 재촉했던 바로 그 비판자들을 꾸짖었다. 그리고 가장 분명한 말로, 흔들리지 않는 우정이 이름에 붙은 어떤 미신보다도 무겁다는 것을 증명했다.
두 생에 걸친 등장인물
가르침을 마무리하며 부처님은 두 생에 걸쳐 등장한 인물들을 밝히셨다. 아난다가 바로 칼라칸니였다. 그는 이름 때문에 조롱을 받았지만 행실은 충직했던 벗이었다. 부처님 자신은 바라나시의 재무관이었으니, 한 단어가 사람의 인품을 판단하도록 허락하지 않았던 이였다. 이 자타카의 가르침은 그것을 감싸는 틀 이야기, 곧 급고독 장자의 집안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 집에서도 이름과 우정을 가르는 같은 시험이 부처님 생애 안에서 다시 펼쳐졌고, 결과도 똑같았다.
이름과 평생의 행실
이 자타카의 핵심 논증은 비판자들이 굳이 구별하지 않은 차이에 기대고 있다. 이름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될지 누구도 알기 전에 선택되거나 물려받는다. 반면 행실은 오랜 세월에 걸친 선택들을 통해 천천히 쌓아 올려지며, 이름은 그것을 미리 알지도 통제하지도 못한다. 칼라칸니의 비판자들은 한 단어의 소리가 이미 드러난 평생의 충직함보다 더 무거운 증거인 듯 여겼다. 보살은 추상적인 논리로 이 전도된 우선순위를 바로잡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미 여러 해 동안 그 행실을 지켜본 벗을 계속 믿음으로써 바로잡았다. 도적의 일화는 흐뭇한 결말일 뿐 아니라, 비판자들의 두려움이 칼라칸니가 한 어떤 일에도 근거하지 않았고 오직 그의 이름이 우연히 뜻하는 바에만 근거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부처님이 이 양상을 되풀이하신 까닭
부처님은 고대 재무관의 이야기를, 당신 자신의 생애에서 급고독 장자 주변에 펼쳐지고 있던 거의 같은 상황과 나란히 놓으심으로써, 편리한 선례 하나로 한 가지 도덕을 예시하는 것 이상을 하셨다. 이름이 불길하게 들려 직접적인 인품의 증거를 덮어버릴 만큼 강해질 때마다 같은 얕은 판단이 몇 세기에 걸쳐 되풀이된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이다. 그 바로잡음, 곧 물려받은 소리보다 드러난 행실을 믿는 일은 단 한 번에 영원히 정해 버릴 것이 아니라 거듭거듭 다시 배워야 한다. 이 자타카는 칼라칸니가 옳았음이 입증되는 것으로 끝날 뿐 아니라, 급고독 장자의 집안 역시 옛 짝이 이미 참임을 증명한 같은 가르침을 배워야 한다는 은근한 일깨움으로 맺는다.
알고 계셨나요?
《쿳다카 니카야》 소속 《자타카》 제83화(일집, 에카니파타)인 칼라칸니 자타카는 기원정사에서 급고독 장자의 어릴 적 벗에 관해 설해졌으며, 그 불운 때문에 '칼라칸니(불운, 불길한 자)'라 불린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생 이야기에서 보살은 바라나시의 창고 관리인(재무관)이었고, 그의 어릴 적 벗도 같은 칼라칸니라는 이름이었으며 그는 가난에 빠져 보살에게 의지하러 왔다.
친족들은 불길한 이름을 이유로 벗을 내쫓으라고 보살을 재촉했다. 보살은 이름이란 단지 부르기 위한 소리일 뿐이며 복이나 재앙을 좌우하는 힘이 없다고 대답했다.
재무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집을 맡은 칼라칸니는 한밤중에 무장 도적들을 등불, 북소리, 큰 소리의 호령으로 물리쳤다. 집 안에 정예 경비대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 것이다.
부처님은 아난다가 칼라칸니였고 당신 자신이 바라나시의 재무관이었다고 밝히시며, 미신에 맞선 우정의 같은 시험이 급고독 장자 자신의 집안에서도 되풀이되었음을 지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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