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림정사의 분열
죽림정사에서 데바닷타는 자신을 따르도록 설득한 오백 명의 제자와 함께 부처님의 승가를 떠났다. 그는 부처님 자신의 가르침보다 더 엄격함을 내세우기 위해 다섯 가지 엄격한 계율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가야시사에 별도의 승가를 세움으로써 승단을 둘로 갈라놓았다.
사리불의 파견
부처님께서는 두 명의 수제자인 사리불과 목건련을 보내어, 데바닷타가 이끌고 떠난 승려들을 다시 데려오게 하셨다. 가야시사에 이른 두 제자는 오백 명에게 법(담마,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였고, 도와 과(깨달음의 단계)에 관해 가르쳐 그들의 마음이 다시 가르침에 열릴 때까지 이끌었다. 오백 명 모두가 사리불과 함께 죽림정사로 돌아왔으며, 데바닷타를 따르던 무리는 흩어져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먼 과거에서 되풀이된 양상
승려들이 데바닷타의 몰락과 대비하여 사리불의 완전한 성공을 칭송하자, 부처님께서는 이와 똑같은 양상이 훨씬 오래전 전생에서도 한 번 펼쳐진 적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한쪽은 온전히 돌아왔고 다른 쪽은 모든 것을 잃었다. 그 경위를 보여 주고자 부처님은 팔리 삼장의 자타카 제11번인 락카나 자타카를 들려주셨다.
사슴 왕의 두 아들
그 먼 시대, 마가다 왕국의 왕사성 근처에서 보살은 사슴 왕으로 태어나, 왕비 라훌라마타와 함께 천 마리 사슴으로 이루어진 큰 무리를 이끌었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으니, 행운이라는 뜻의 락카나와 불운이라는 뜻의 칼라였다. 무리를 돌볼 책임을 나눌 때가 되자, 그는 각 아들에게 오백 마리의 사슴을 맡겨 이끌고 보호하게 하였다.
수확 전 아버지의 경고
수확기가 가까워지자 사슴 왕은 두 아들을 자신에게로 불렀다. 그는 농부들이 곧 함정을 파고 덫을 놓으며, 익어 가는 곡식에 감히 다가서는 사슴을 죽이기 위해 경작지 가장자리에서 창을 들고 기다릴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리고 두 아들 모두에게 수확이 완전히 거두어지고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무리를 산간 숲길로 옮기라고 일렀다.
칼라의 부주의
칼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 익어 가는 곡식의 달콤한 맛을 참지 못한 그는, 농부들이 밭을 가장 면밀히 지키는 바로 그 시각인 새벽과 해질녘에 오백 마리 사슴을 마을 가장자리로 이끌었다. 기다리던 마을 사람들은 이 노출된 시간에 그의 무리를 거듭 습격하였고, 칼라는 자신에게 맡겨진 사슴을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모두 잃은 채 홀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락카나의 절제
락카나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한 치도 어기지 않고 따랐다. 그는 가장 깊은 밤에만 무리를 움직였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숨은 숲길을 따라 다녔으며, 경작지를 위험에 드러내는 대신 사슴들에게 오직 야생의 숲풀만 뜯어 먹게 하였다. 마침내 수확이 끝나고 농부들이 덫과 울타리를 걷어 내자, 락카나는 오백 마리 사슴 모두를 하나도 빠짐없이, 살아서 상하지 않은 채로 다시 집으로 이끌었다.
아버지의 게송
두 아들이 이토록 대조적인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을 본 사슴 왕은, 모인 무리 앞에서 게송을 읊었다. 절제와 우애의 삶을 사는 덕 있는 이가 번영하리라는 내용이었다. 이제 락카나는 친족들 전체의 무리에 둘러싸여 다가오고 있었고, 칼라는 자신의 친족을 하나도 남기지 못한 채 그들 앞에 서 있었다.
부처님의 신원 밝히심
부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으러 모인 승려들에게 이야기 속 인물들의 정체를 밝히시며 법문을 마치셨다. 당신께서는 그 먼 생에서 지혜로운 사슴 왕이자 아버지였다고 하셨다. 무리를 온전히 지키며 돌아온 절제하는 아들 락카나는 사리불이었고, 조급함과 부주의로 모든 것을 잃은 칼라는 데바닷타였다. 승려들이 가야시사에서 방금 목격한 양상, 즉 한쪽은 절제로 온전히 보전되었고 다른 쪽은 무모함으로 흩어졌다는 사실은, 이렇게 해서 우연이 아니라 두 가지 아주 다른 생애에 걸쳐 되풀이되는 같은 가르침임이 드러났다.
신원 밝힘이 처음 보기보다 깊은 이유
분명히 지혜롭고 성공한 아들인 락카나 자신이 이야기의 보살이라고 쉽게 여길 수도 있다. 자타카는 흔히 부처가 될 존재를 가장 뚜렷한 덕을 본보이는 역할에 세운다. 그러나 이 자타카는 그러한 짐작에 저항한다. 여기서 보살은 아버지이며, 두 아들 모두가 따라야 할 절제의 기준을 세운 조언자이다. 락카나와 칼라는 이미 주어진 조언에 대한 두 가지 상이한 반응을 나타낸다. 즉 사리불의 충실한 준수와 데바닷타의 조급한 무시이다. 더 깊은 가르침은 단순히 지혜가 성공하고 어리석음이 실패한다는 것이 아니다. 스승의 조언은 한번 분명하게, 선의로 주어지면 그 결과를 이를 받아들인 사람의 손에 맡긴다는 것이다.
두 무리, 하나의 가르침
락카나와 칼라는 같은 시각, 같은 말로 전해진 동일한 경고를 아버지에게서 똑같이 받았다. 두 형제 가운데 누구도 위험에 대한 무지나 조심해야 할 바에 대한 혼란을 주장할 수 없었다. 사리불과 데바닷타 역시 같은 담마를 들었으면서도 정반대로 응답하였다.
알고 계셨나요?
팔리 삼장 일집(에카니파타)에 수록된 정전 자타카 제11번이다.
지혜(반야)와 계(실라)에 바탕을 둔 영적 지도력을 무분별한 무명과 대비한다.
데바닷타와 사리불의 대비에 담긴 업보적 뿌리를 설명한다. 데바닷타는 어리석은 사슴 칼라였고, 사리불은 지혜로운 락카나였으며, 부처님은 그들의 아버지 사슴이었다.
인내와 감각의 절제가 공동체 전체를 재앙으로부터 어떻게 지켜 주는지 보여 준다.
수확기를 감각적 유혹이 도사린 위험한 들판으로 상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