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려는 비구에게 준 경고
부처님께서는 해이해져 수행을 버리기 직전에 놓인 한 비구에게 팔리 경전의 제3번 자타카인 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스승께서는 그에게, 이만큼 정진해 온 지금 물러서는 것은, 탐욕 때문에 십만 냥짜리 황금 그릇을 손에서 놓쳐 버리고 남은 생애 내내 그 상실을 슬퍼했던 세리 나라의 행상과 같다고 경계하셨다.
같은 이름을 지닌 두 행상
지금 이 겁보다 다섯 겁 전, 보살은 세리 나라에서 솥과 냄비를 파는 행상으로 태어났다. 그는 정직한 상인으로, 그저 세리반이라 불렸다. 같은 나라에는 같은 이름을 가진 또 다른 행상이 살았는데, 그는 탐욕스럽고 교활하며 거래에서 전혀 양심이 없었다.
도시를 둘로 나누다
두 행상은 부유한 도시 안다푸라로 함께 여행하였다. 손님을 두고 직접 경쟁하지 않으려고, 그들은 도시의 거리를 둘로 나누기로 합의하였다. 탐욕스러운 세리반은 어떤 골목길을 먼저 차지하였다. 한때 번성했던 한 가문이 완전한 가난에 빠져, 집 안에는 늙은 할머니와 어린 손녀만 남아 있는 골목이었다.
그을음 아래 숨은 오래된 그릇
어린 소녀는 행상의 바구니에 든 작은 장신구를 갖고 싶었다. 그러나 돈이 없었던 할머니는, 더 나은 날들의 흔적으로 남아 있던 오래된 그릇을 떠올렸다. 그 그릇은 검게 그을리고 때로 뒤덮여 있었다. 할머니는 그것을 꺼내 와서, 탐욕스러운 상인에게 그가 조금이라도 내줄 수 있는 작은 물건과 바꾸자고 내놓았다.
바늘이 드러낸 진실
그릇의 무게가 수상했던 탐욕스러운 세리반은 바늘로 그릇의 표면을 긁어 보았다. 그러자 그을음 아래에서 순금의 틀림없는 빛이 드러났다. 그는 자신이 찾은 것을 인정하기보다는, 관심이 없는 척하며 나중에 다시 와서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그 그릇을 차지하기로 마음먹었다.
경멸로 한 거짓말
경멸하는 얼굴을 꾸민 탐욕스러운 상인은, 그 그릇은 가장 작은 단위의 동전인 반 닢 값어치도 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그는 그릇을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집을 나섰다. 머지않아 다시 와서 싸게 그 보물을 거두어 가리라고 자신하면서.
보살이 도착하다
그날 늦게, 정직한 세리반인 보살이 같은 골목으로 내려왔다. 할머니는 자신이 얼마나 무례하게 대접받았는지 떠올리며, 희망보다는 습관으로 같은 검게 그을린 그릇을 다시 꺼내 들고 그에게 살펴보게 하였다.
행운 앞에서 지킨 정직
보살은 그 그릇의 참모습을 즉시 알아보고, 그것이 순금이며 십만 냥의 가치가 있고, 자신이 가진 것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놀란 가족에게 주머니에 든 은 오백 냥을 모두 주고, 그 밖의 상품도 또 오백 냥 가치만큼 주었다. 자신을 위해서는 저울과 가방과 나룻배 삯으로 쓸 여덟 닢만 남겼다.
강가에서 터져 나온 라이벌의 분노
탐욕스러운 세리반이 돌아와, 정직한 경쟁자가 공정한 거래로 황금 그릇을 차지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슬픔과 분노가 그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그는 상품의 무게를 달던 저울대를 손에 든 채 뒤쫓아 달려갔다. 그러나 강가에 이르렀을 때 보살의 배는 이미 물살을 타고 떠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었다.
자신의 탐욕으로 부서진 마음
자신이 내던진 재산을 싣고 멀어져 가는 배를 바라보며, 탐욕스러운 상인의 마음은 그 격렬한 증오와 절망으로 안에서부터 갈라졌다. 물이 빠진 못 바닥에 말라붙은 진흙이 갈라지듯이. 그는 그 자리 강가에서 숨을 거두었다. 자신의 분노에 묶인 채, 앞으로 오는 여러 생을 넘어 보살을 따라다닐 적개심을 남기고서.
부처님께서 전생을 밝히심
이야기를 맺으며 부처님께서는 그 속의 사람들을 눈앞의 이들과 맞추어 밝히셨다. 자신의 분노로 죽은 탐욕스럽고 계략에 능한 상인은 데바닷타였고, 그 그릇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아낌없이 나눈 정직한 행상 보살은 부처님 자신이었다고 하셨다.
그릇을 넘어 남은 가르침
이 제3번 자타카는, 이야기가 전해질 때 의욕을 잃은 비구를 사로잡았던 바로 그런 해이함에 대한 경고로 남아 있다. 한순간의 탐욕, 정직하게 거래하는 대신 무관심한 척하기로 한 결정이 세리반에게 정직이 그냥 가져다주었을 재산을 잃게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옛 실패를, 조급함이나 갈망 때문에 꾸준한 정진을 버리고 싶어지는 이들에게 비추는 거울로 삼으셨다. 속임수나 낙담으로 버린 것은 대개 되찾지 못하지만, 성실함으로 추구한 것은 처음에는 아무리 소박해 보여도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훨씬 큰 가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셨다.
알고 계셨나요?
세리와바니자 자타카(3번)는 빠알리 경전에 수록된 정전 자타카로, 수행을 버리려던 비구에게 설해졌다.
보살은 사발의 가치를 십만 개로 선언하며, 은화 오백 닢과 같은 값어치의 물품을 내어준다.
원전은 상인의 심장이 마른 진흙처럼 갈라진다고 묘사할 뿐, 피를 토하며 죽는 생생한 죽음의 장면은 담지 않는다.
이는 데바닷타가 여러 생에 걸쳐 보살에게 품었던 최초의 원한을 정전이 기록한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탐욕스러운 상인을 데바닷타로, 정직한 행상인 세리완을 당신 자신으로 밝히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