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자신의 지혜 바라밀에 관한 틀 이야기
팔리 경전의 자타카 제463번은 여러 생에 걸쳐 닦아 온 지혜 바라밀을 보여 주기 위해 부처님이 설하신 이야기입니다. 부처님은 같은 지혜가 다른 어떤 뱃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 바다에서 한때 눈먼 뱃사람을 인도했던 전생을 떠올리셨습니다.
시력을 잃고도 기술이 남아 있던 길잡이
항구 도시 바루카차에서 보살은 뱃사람 집안에 태어나 수파라카라는 이름을 받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항해사로 자라, 별과 해류, 바람과 조수를 읽는 데 능하여 그가 키를 잡은 배는 단 한 번도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수없이 많은 항해의 소금기와 바람이 그의 시력을 완전히 앗아 갔습니다. 바다를 떠난 뒤에도 그의 판단력은 여전히 날카로워서, 바루카차의 왕은 그를 나중에 오직 손길과 냄새와 소리만으로 보석과 옷감과 말을 감정하도록 불렀습니다.
칠백 명의 상인이 한 간절한 청
칠백 명의 상인이 미지의 바다를 향한 큰 교역 항해를 준비하였을 때, 낯선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그들을 눈먼 스승에게로 이끌었습니다. 그들은 그의 눈이 멀었음에도 자신들의 길잡이가 되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의 지혜만으로도 어떤 눈 밝은 선장보다 자신들을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으리라 믿었던 것입니다. 수파라카는 처음에는 자신의 눈먼 처지를 솔직히 들어 거절하였으나, 그들의 절박함에 연민이 일어 결국 허락하였습니다.
알려진 모든 바다를 넘어 배를 밀어낸 폭풍
항해가 몇 주 이어진 뒤, 거센 폭풍이 배의 돛을 찢어 버리고 선원들이 한 번도 해도에 담지 못했던 물길 너머로 배를 몰아갔습니다. 배는 평범한 뱃사람이라면 이름조차 붙이지 못했을 바다들을 차례로 지나게 되었습니다. 먼저 쿠라말라 바다에 이르렀는데, 칼날 같은 주둥이를 가진 물고기들이 다이아몬드로 가득한 물 위로 가위처럼 튀어 올랐습니다. 다음은 살아 있는 숯불처럼 붉고 금을 내어 주는 활활 타는 아기말라 바다였고, 이어서 요구르트처럼 희고 은을 내어 주는 창백한 다디말라 바다가 나타났습니다. 그다음에는 짙은 쿠사 풀처럼 푸르고 에메랄드를 내어 주는 깊은 닐라반나쿠사말라 바다가, 마지막으로 갈대처럼 붉고 산호를 내어 주는 날라말라 바다가 나타났습니다. 수파라카만이 그 바다들을 차례로 알아보았으며, 감사하는 선원들은 그곳의 보물을 거두었습니다.
물 자체가 사라진 마지막 바다
마침내 배는 발라바무카 바다로 흘러들었는데, 그곳에서는 바다 자체가 포효하는 밑 모를 아가리 속으로 사라지는 듯하였습니다. 물은 어두운 하늘로 물보라를 흩뿌리는 격렬함으로 아래로 쏟아졌습니다. 상인들은 세상이 통째로 삼켜지고 있다고 확신하며, 이제는 아무것도 자신들을 구할 수 없다고 두려움에 부르짖었습니다. 수파라카는 이곳이 배가 한 번도 돌아오지 못한 유일한 바다이며, 힘도 평범한 기술도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는 곳이라고 분명히 일러 주었습니다.
기술이 더는 닿지 못하는 자리에서 말해진 진실
깨끗한 수행자의 옷을 입은 수파라카는 맑은 물이 담긴 그릇을 두 손에 들고 배의 이물에 섰습니다. 그는 엄숙하게 진실을 선언하였습니다.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과거의 행위를 돌아보건대, 단 한 번도 의도적으로 살아 있는 어떤 존재도 해친 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그 진실의 힘으로 그는 배가 방향을 돌려 자신들을 무사히 집으로 데려가 주기를 청하였습니다.
기술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었던 방향의 반전
선언이 이루어지는 순간, 사납던 물살이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배를 재앙으로 몰아가던 바람이 이번에는 그들이 왔던 길을 따라 재빨리 되돌려 보냈습니다. 배는 하루 만에 바루카차의 항구로 돌아왔으며, 보물을 가득 싣고 있었고 상인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살아 있었습니다.
하나의 위험한 항해를 넘어 이어진 가르침
배를 마침내 구한 것은 수파라카의 항해 기술이 아무리 뛰어났다 하더라도 결코 아니었습니다. 발라바무카 바다는 이미 기술만으로는 한계에 이른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었습니다. 그를 구한 것은 어떤 생명에게도 의도적으로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온 온 생의 쌓인 진실이었으며, 바다가 그의 눈이 주었던 모든 것을 앗아 간 뒤에도 그에게 여전히 남아 있던 자원이었습니다. 눈먼 상태는 그가 한때 그토록 쉽게 읽던 별들을 빼앗았습니다. 그러나 별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 끝내 드러난 그 단 하나의 진실만은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정직하게 돌아보아 해를 끼치고자 하는 어떤 바람도 없었다고 확인된 한 생의 고요한 확신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숩파라카는 ‘진실의 서원’의 기적적인 힘을 통해 진실바라밀의 위대한 공덕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바루캇차 항구는 오늘날 인도 구자라트주의 바루치 시에 해당하며, 고대 인도양 해상 무역의 중요한 거점으로 『에리트레아해 항해기』에 등장합니다.
쿠라말라 등 신비로운 바다들과 발라바무카 심연은 산호초, 생물 발광, 거대한 소용돌이에 관한 고대 뱃사람들의 전승을 담고 있습니다.
발라바무카(‘암말의 입’)는 인도 우주론에서 되풀이되어 등장하는 신화적 심연의 소용돌이로, 바다를 삼키는 수중의 불로 여겨집니다.
이 자타카는 뛰어난 항해 기술뿐 아니라 도덕적이고 영적인 청정함이 참된 항해에 필요함을 일깨워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