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국의 다툼을 끝내기 위해 전해진 이야기
빨리 경전에 전하는 바할라티야 자타카는 부처님의 전생담 가운데 제504번으로 헤아려집니다. 이 이야기는 코살라의 말리카 왕비가 남편인 파세나디 왕과, 왕비로서 받아야 할 존중을 두고 다투던 때에 들려주셨습니다. 말리카는 부처님께서 왕의 노여움을 모르실 것이라고 여겼기에, 부처님께서 궁에 방문하여 이 옛이야기를 들려주셨을 때 놀랐습니다. 그것은 이미 수백 년을 넘겨 이어져 온 한 헌신을 그녀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사슴고기를 탐한 왕
아주 먼 옛날, 바할라티야 왕이 바라나시를 다스렸는데, 그는 사냥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사슴고기를 얻고자 그는 사냥개와 무기를 갖추고 황무지로 나섰습니다. 사냥감을 쫓다 보니 수행원들과 멀리 떨어져, 히말라야 깊은 곳 간다마다나 산의 계곡 물을 따라 홀로 오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습니다.
물가에서 들려온 슬픔의 소리
꽃 핀 나무와 떨어지는 물소리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그는 물줄기를 따라 위로 올라가다가, 앞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거진 잎을 헤치고 보니, 높은 산의 요정 같은 존재인 두 긴나라가 마치 가슴이 찢어지기라도 할 듯 서로를 껴안고 울고 있었습니다.
슬퍼하는 낯선 이들에게 던진 왕의 물음
활을 손에 든 바할라티야는 앞으로 나아가, 이토록 빛나는 존재들을 울게 만든 슬픔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혹시 짐승이 그들의 친족을 해쳤는지, 아니면 그들의 거처에 재앙이 닥쳤는지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수백 년 뒤에도 떠올리는 하룻밤
긴나라들은 짐승도 죽음도 그들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한 번은 폭풍으로 강물이 불어나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았고, 하룻밤 동안 그들은 강의 서로 다른 기슭에 떨어져 서로를 보지 못한 채 머물러야 했습니다. 암컷 긴나라는 그 외로운 밤을 꽃과 향을 모으며 보냈다고 말하였습니다. 물이 다시 줄어들면 짝을 맞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하룻밤 이후로 칠백 년에서 삼 년이 모자란, 즉 육백구십칠 년이 흘렀지만, 그들은 그 밤이 이제 막 끝난 것처럼 여전히 슬퍼하고 있었습니다.
슬픔을 더욱 기이하게 만든 수명
긴나라들은 왕에게, 그들의 종족은 천 년을 살며 인간의 수명을 줄이는 질병들의 손길을 받지 않는다고 말하였습니다. 그처럼 많은 생명이 아직 앞에 놓여 있는데도, 수백 년 전에 지나간 하룻밤에 대한 슬픔을 내려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자연스러운 수명을 다하기까지는 삼백 년이 더 남아 있었지만, 남은 그 세월 가운데 어느 한 해도 잃어버린 그 하룻밤에 대한 아픔을 무디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의 생과 견주어 자신의 생을 헤아린 왕
바할라티야는 자신이 들은 것에 놀라 말없이 서 있었습니다. 천 년의 평온한 생을 받은 존재들조차 잃어버린 하룻밤을 그토록 깊이 슬퍼한다는 것을 그는 헤아렸습니다. 백 년을 채 살지 못하는 인간은 그보다 훨씬 짧은 시간을 분노와 다툼, 그리고 자신들만큼이나 살고자 하는 생명을 사냥하는 데 보내고 있었습니다.
산 위에서 내려놓은 사냥
이 생각에 움직인 바할라티야는 자신을 그곳까지 이끌었던 사냥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는 그날 아침 말을 달려 나섰던 열정적인 사냥꾼이 아닌 모습으로 바라나시에 돌아갔습니다. 그날부터 그는 사냥을 그만두고, 사냥감을 쫓는 데 쏟았던 재물과 정성을 베풀고 나라를 다스리는 데 쓰게 되었습니다. 그를 히말라야로 데려갔던 사냥개와 무기는 영영 치워졌고, 산에서 내려온 왕은 산을 오를 때의 그 사람과는 완전히 같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밝히신 정체
이야기를 마치신 부처님께서는 등장인물들이 누구였는지 밝히셨습니다. 코살라의 왕은 수컷 긴나라였고, 말리카 자신은 슬퍼하던 그의 짝이었으며, 부처님 자신은 그 산골짜기 물가에서 귀 기울이던 바할라티야 왕이었다고 하셨습니다.
하나의 다툼을 넘어 이어지는 가르침
이 이야기가 말리카에게 준 것은, 그녀와 파세나디의 다툼에서 누가 옳은가를 따지는 논쟁이 아니라, 그 다툼 곁에 놓아 볼 하나의 잣대였습니다. 하룻밤의 이별이 거의 칠백 년이 지난 뒤에도 헌신하는 마음을 눈물짓게 할 수 있다면, 여전히 남은 날들을 함께 나누는 두 사람 사이의 다툼은 당장 느끼는 것보다 작은 일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방금 긴나라들에게서 묘사하신 그 헌신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바로 그 두 사람 안에도 비록 묻혀 있으나 이미 함께 있었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팔리 경전에 실린 제504화로, 부처님께서 코살라국 파세나디 왕과 말리카 왕비의 다툼을 풀어 주기 위해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긴나라 부부는 폭풍으로 강물이 불어난 단 하룻밤 동안만 떨어져 있었는데, 그 일은 약 700년 전의 일입니다.
긴나라의 자연 수명은 천 년이며, 인간의 수명을 줄이는 질병에서도 벗어나 있다고 전해집니다.
발라티야 왕은 이 만남으로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기 전, 간다마다나 산에서 사냥개와 무기를 갖추고 사냥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처님은 파세나디 왕을 남성 긴나라로, 말리카를 그의 짝으로 밝히시며, 두 사람의 다툼을 수 세기를 이어 온 헌신과 대비시키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