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눈길에 무너진 수행승을 둘러싼 이야기 틀
빨리 삼장의 자타카 제527번은 부처님께서 한 수행승에 관하여 설하신 이야기입니다. 그 수행승은 사밧티에서 탁발을 하던 중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절망에 완전히 빠져들었습니다. 그를 훈계하기 위해 부처님 앞으로 데려와야 했습니다. 그러한 눈길을 참으로 다스린다는 것이 어떠한 모습인지 보여 주시고자, 부처님께서는 한 전생을 떠올리셨습니다. 그 전생에서 한 국왕이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면서 바로 이 같은 유혹에 맞섰던 것입니다.
정의로 이름난 아리읏타 성의 왕
시비 왕국의 수도인 아리읏타 성에서 보살은 시비 왕으로 다스리셨습니다. 그분은 정의와 도덕적 올곧음, 계율에 대한 엄격한 준수로 온 세상에 이름을 떨치셨습니다. 같은 도시에 부유한 상인이 살았는데, 그의 딸 움마단티는 너무나 아름다워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남자들이 제정신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모욕당한 바라문들이 물리친 아름다움
그녀의 아버지는 딸을 국왕께 바치고자 하여, 왕실의 바라문 점술가들을 보내 그녀의 길상한 특징을 살피게 했습니다. 움마단티는 바라문들의 멱살을 잡아 집 밖으로 내쫓게 했습니다. 이 모욕에 상처 입은 그들은 국왕에게 그 처녀는 왕께 어울리지 않는다고 아뢰었습니다. 왕은 그녀를 부르지 않았고, 아버지는 그녀를 왕군의 최고 사령관인 장군 아비파라카에게 시집보냈습니다.
결코 잊히지 않은 거절
움마단티는 왕이 자신을 물리친 데 원한을 품었고, 그 원한은 혼인한 뒤에도 그녀의 마음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축제 행렬과 꽃비
10월에 열리는 카티카 축제의 보름날, 도시는 장식되고 횃불로 밝혀졌으며, 왕은 훌륭한 혈통의 말들이 끄는 장엄한 수레를 타고 의식의 순행을 하셨습니다. 아비파라카는 아내에게 왕 앞에 나서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그녀는 하녀에게 행렬이 집 앞에 이르면 알려 달라고 일러두었습니다. 왕이 가까이 다가오자 그녀는 창가에 나타나 그분 위로 꽃을 뿌렸습니다.
한 나라의 왕이 평안을 잃을 뻔한 한 번의 눈길
왕은 그녀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마부 수난다에게 저 집이 누구의 집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녀가 아비파라카의 아내임을 알게 되자, 왕은 행렬을 버리고 침상에 누워, 게송으로 자신의 애욕을 한탄했습니다. 그의 마음은 온통 그녀에게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왕을 구하기로 결심한 장군
아비파라카는 대신들을 통해 왕의 상태를 전해 들었습니다. 왕궁 문 앞에 서서 왕의 탄식을 들은 그는 왕을 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꾀 많은 하인을 고용하여, 사당 역할을 하는 속이 빈 나무 안에 숨기고 야차처럼 말하라고 일렀습니다. 아비파라카가 그곳에서 공양을 올리자, 그 목소리는 왕이 병든 것이 아니라 움마단티에게 빠져 있으며, 그녀를 얻지 못하면 죽고 말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런 다음 아비파라카는 왕에게 가서, 마치 야차가 직접 자신에게 말한 것처럼 그 전언을 전했습니다.
드러난 비밀과 제시된 선물
왕은 자신의 비밀이 알려진 것을 부끄러워했으나, 벗에게 부당한 일을 저지르기는 거부했습니다. 아비파라카는 움마단티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제안했지만, 시비 왕은 천상에 오르기 위해서라도 불의한 행위는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가르침으로 베풀어진 거절
아비파라카는 거듭 권하였고, 그때마다 왕은 게송으로 바른 법에 관한 가르침을 펴셨습니다. 통치자를 무리를 이끄는 소에 비유하며, 소는 반드시 곧게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왕은 통치자가 정의롭게 다스려야만 법의 규범이 군주와 백성 모두를 다스릴 수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법으로 이겨 낸 욕망
스스로 한 가르침에 설득된 왕은 애욕을 내려놓고 벗에게 신의를 지켰습니다. 결국 부처님께서는 사성제를 설명하셨고, 마음이 흔들렸던 그 수행승은 도의 첫 번째 단계를 성취하였습니다.
축제의 한 번의 눈길을 넘어 남은 가르침
시비 왕을 끝내 구한 것은 유혹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유혹은 그의 목숨을 거의 앗아 갈 만큼 강하게 그를 덮쳤습니다. 그를 구한 것은 그 감정이 오직 자신의 신중한 숙고만이 내릴 권한이 있는 결정을 대신 내리지 못하게 한 그의 거절이었습니다. 사밧티의 절망에 빠진 수행승에게 바로 이 일깨움이 꼭 필요했습니다. 눈길은 그 순간에 아무리 압도적으로 다가오더라도, 그것을 받는 사람에 관하여 영속하는 무엇도 말해 주지 않습니다. 욕망에 이끌려 죽음의 문턱까지 내몰린 왕조차도, 충분한 결의가 있다면 그 감정이 자신을 지배하지 않고 자신을 스쳐 지나가도록 택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움마단티의 어원
'사람을 미치게 하는 자'라는 뜻으로, 남성들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미모를 상징합니다.
욕망을 꺾은 군주
절대권력으로 남의 아내를 빼앗는 대신 자신의 사악한 마음을 굴복시킨 보살의 영웅적 절제를 칭송합니다.
대장군의 극단적 충성
군주의 생명을 위해 아내까지 내주려 한 행동은 고대 동양의 절대적 군신유의 사상을 대변합니다.
부끄러움과 두려움
왕의 양심을 구한 히리(Hiri)와 오탓파(Ottappa)는 세상을 지탱하는 두 개의 도덕적 기둥입니다.
축제 누각의 모티프
축젯날 밤 누각 위에서의 눈빛 교환과 꽃비는 인도 고전 문학에서 숙명적 유혹을 그리는 전통적 장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