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벗들 곁을 떠나지 못한 비구
제타바나에 부처님께서 머무실 때, 올바른 명상 수행의 가르침을 받은 한 비구가 수행을 위해 변경의 마을로 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를 따뜻하게 맞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경쟁하는 스승들에게로 기울었습니다. 자아와 세계가 영원하다고 설하는 이들, 죽은 뒤의 삶을 부정하는 이들, 그리고 자기만의 길을 주장하며 그들 사이를 떠도는 벌거벗은 수행자들이 있었습니다. 경전이 말하듯 선과 악을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비구는 괴롭고 마음이 흔들렸으나, 떠나지 않고 우기 내내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부처님의 꾸짖음과 오래된 기억
비구는 그 뒤 제타바나로 돌아와, 그런 무리 속에서 느낀 불편함을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덕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 필요 이상으로 하루라도 더 머문 까닭을 물으시며, 옛 현자들은 설령 짐승으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그런 환경에서 하루도 머무르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예증하기 위해 부처님께서는 당신 자신의 옛 생에서 일어난 일을 들려주셨습니다.
치따꾸따 산 위의 두 마리 황금 기러기
아주 오랜 옛날, 바라나시의 브라흐마닷타 왕이 다스리던 때, 보살은 히말라야의 치따꾸따 산에서 야생 쌀을 먹으며 역시 황금 기러기인 어린 동생과 함께 황금 기러기로 태어났습니다. 두 기러기는 산맥을 넘나드는 비행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어느 날 함께 돌아가던 길에 둘 다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산을 만났습니다.
네루 산의 찬란함
그것은 네루 산이었습니다. 황금으로 가득 차 그 빛이 사방으로 흘러넘쳐, 가까이 다가가는 모든 살아 있는 존재를 감싸는 산이었습니다. 두 기러기는 정상에 내려앉아 쉬었는데, 둘러보니 몹시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까마귀와 까마귀 떼, 자칼, 심지어 사자까지도 기러기들 자신을 감싼 것과 똑같은 황금빛 광휘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산 위에 있는 어떤 것도 천해 보이지 않았고, 어떤 것도 고귀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빛은 아무런 구별도 짓지 않았습니다.
어린 기러기가 묻다
그 광경에 마음이 불편해진 어린 기러기는 형에게 돌아서서, 어떤 힘이 이토록 서로 다른 존재들을 같아 보이게 만드는지를 게송으로 물었습니다. 이 산에서는 까마귀와 까마귀 떼와 가장 고귀한 새들이 모두 똑같아 보이고, 천한 자칼은 호랑이와 사자와 광휘를 다투는 듯 보인다고. 높고 낮음의 차이를 지워 버리는 이 산이 도대체 어떤 산이냐고 그는 분명하게 물었습니다.
연장자가 산의 이름을 밝히다
보살은 간단히 답했습니다. 이 산은 가장 고귀한 산으로, 네루라 불린다고. 그 본성은 그 위의 모든 존재를, 그 아래에 감춰진 참모습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빌려 온 광채 아래 똑같이 아름다워 보이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어린 기러기가 도리를 말하다
형이 아니라 바로 그 어린 기러기가, 이어서 더 많은 게송으로 가르침을 끌어냈습니다. 네루 산에서는 둔한 자와 영리한 자, 용감한 자와 겁쟁이가 모두 똑같이 존중받으며, 가장 훌륭한 짐승과 중간과 가장 천한 짐승 사이에 아무런 구별이 없다고 그는 살폈습니다. 그런 곳은 번쩍이는 것보다 참된 것을 귀히 여기는 이들이 머물 곳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선한 이들이 악한 이들과 다를 바 없이, 혹은 그보다 못하게 존중받는 곳이라면, 그곳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곧바로 떠나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황금 환영을 떠나다
형의 판단에 전적으로 동의한 보살은 지체 없이 날개를 돌려 치따꾸따 산으로 향했고, 두 기러기는 네루 산의 빌려 온 황금을 뒤로하고, 평원의 물과 야생 쌀이 있는 참된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곳에서는 명예가 단지 비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얻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밝히신 전생의 인연
옛이야기를 마친 부처님께서는 모인 비구들에게 전생의 인연을 밝히셨습니다. 떠나기의 게송을 읊은 어린 기러기는 그 생의 아난다였고, 네루 산을 처음으로 이름 지은 연장자 기러기는 바로 부처님 자신이었다고. 이 가르침과 그 밝힘을 듣고, 부주의한 무리 속에 너무 오래 머물렀던 그 흔들리던 비구는 예류과, 곧 깨달음의 첫 단계인 흐름에 드는 경지를 얻었습니다.
황금빛 광휘보다 오래 남은 가르침
네루 자타카는 육집(짝까니빠따, ‘여섯의 장’)의 아와리야왁가에 실린 제379번으로, 겉에 드러난 빛을 실속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경고로 남아 있습니다. 까마귀와 기러기를 똑같이 금빛으로 물들이는 산은, 그 빛이 아무리 눈부셔도 머물 만한 것을 주지 못합니다. 덕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는 곳에는 귀히 여길 참된 것이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구가 제타바나로부터 가져온 가르침은, 두 마리 황금 기러기가 거짓 황금의 산에서 이미 배운 것과 같았습니다. 선이 그 반대 것보다 더 큰 존중을 받지 못하는 곳이라면, 지혜로운 이는 거기에 둥지를 틀지 않고 일어나 떠난다는 것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정전 번호
쿳다카 니까야 육집(짝까니빠따)의 아와리야왁가에 실린 제379번입니다.
네루 산의 황금빛은 두 마리 황금 기러기뿐 아니라 까마귀, 까마귀 떼, 자칼, 사자까지도 똑같이 빛나게 만듭니다. 새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존중받지 못하는 곳을 떠나라고 권하는 마지막 도덕 게송을 읊는 이는 연장자가 아니라 어린 기러기입니다.
틀 이야기는, 곧바로 떠나지 않고 경쟁하는 고행 스승들을 따르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 너무 오래 머문 비구에 관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어린 기러기를 아난다로, 네루 산을 처음 이름 지은 연장자 기러기를 자신으로 밝히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