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자에서 보낸 궁핍한 시절의 이야기 틀
빨리 경전의 쭐라수까 자타카는 부처님의 전생담 가운데 제430번으로 헤아려집니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과 비구들이 베란자에서 우기 안거를 보낸 뒤 제따와나에서 들려주셨습니다. 우기 안거는 비구들이 지키는 전통적인 석 달간의 장마철 수행입니다. 그 시기에 마을 전체에 보시가 귀했는데, 석 달 내내 부처님께서는 물과 거친 뿌리 가루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지만, 그 모든 기간 동안 불평이나 불만의 기색을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비구들이 그처럼 궁핍한 시절에도 그토록 편안하게 지내신 것에 감탄하자, 부처님께서는 아주 오래전 짐승의 몸으로 계실 때에도 이와 같은 만족을 이미 닦으셨다고 말씀하시며 옛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큰 나무의 품에서 자란 앵무새
아주 오랜 옛날 브라흐마닷따가 바라나시를 다스리던 때, 보살은 갠지스 강의 지류 곁 큰 목화나무의 속이 빈 둥지 안에서 자란 작은 앵무새로 태어났습니다. 여러 해 동안 그 나무는 매와 폭풍으로부터 그를 지켜 주었고, 그의 어린 시절 모든 계절 동안 꽃과 씨앗으로 그를 먹여 주었습니다.
늙은 나무와 텅 빈 숲
세월이 흘러 큰 나무는 늙어 갔습니다. 벌레들이 속심을 파먹고, 잎은 말라 가루가 되었으며, 앙상한 가지는 그 가지에 깃든 어떤 생명에게도 그늘이나 열매를 주지 못했습니다. 그곳에 둥지를 틀었던 다른 새들은 하나둘 물 건너 더 풍요로운 숲으로 떠나갔고, 작은 앵무새만이 남았습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한때 자신을 품어 준 나무를 버리는 것을 그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헌신
날마다 앵무새는 강에 내려가 물을 마시고 몸을 씻은 뒤, 옛 나무 속으로 돌아왔습니다. 다른 새들처럼 더 쉬운 가지를 찾아가지 않고, 벌레들이 남긴 마른 나무 부스러기로 연명하였습니다. 그는 어떤 보상을 바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나무가 한때 자신에게 좋은 것을 주었으니, 지금의 궁핍이 자신이 진 빚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를 시험하러 내려온 신
이 헌신의 성격은 신들의 왕 제석천의 눈에 띄었습니다. 제석천은 앵무새의 충성이 참된 지혜인지, 아니면 고집스러운 집착일 뿐인지를 직접 알아보려고 변장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거위의 모습을 한 제석천은 가까운 가지에 내려앉아, 개울 건너편에 초록빛으로 열매를 맺은 나무가 셀 수 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왜 이토록 황폐한 집에 머무느냐고 앵무새에게 물었습니다.
아홉 게송으로 전한 대답
앵무새는 아홉 게송으로 제석천에게 대답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한때 나무의 꽃과 씨앗을 기쁘게 누렸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벗의 행운을 함께 누리다가, 불운이 닥치자마자 그를 버리는 것은 하찮은 마음의 표지라고 하였습니다. 참된 덕은 맑은 날의 칭찬이 아니라 고난을 함께 견디며 곁에 머무는 데서 드러난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설령 바로 그날 나무의 줄기가 땅에 쓰러진다 해도, 그 곁에는 여전히 자신이 있을 자리가 있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충성이 지켜 낸 것을 되살린 신
그 말에 감동한 제석천은 변장을 벗고 참된 광휘 속의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신들의 강에서 물을 떠 와 나무의 마른 뿌리에 뿌리자, 나무는 즉시 되살아났습니다. 껍질은 새로워졌고, 가지에는 싱싱한 잎이 무성해졌으며, 다시 꽃들이 가지마다 무겁게 피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밝히신 정체
이야기를 마치자 부처님께서는 그 등장인물들이 누구였는지 밝히셨습니다. 그 전생의 제석천은 부처님의 제자 아누룻다였고, 부처님 자신은 운이 기울었다는 이유만으로 벗을 떠나지 않았던 작은 앵무새였다고 하셨습니다.
한 번의 궁핍한 시절을 넘어 이어진 가르침
이 이야기가 베란자에서 부처님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 견딘 비구들에게 준 것은, 그들 자신의 만족이 자라날 기준이었습니다. 앵무새의 충성은 결코 거래가 아니었습니다. 나무가 아낌없이 줄 때에는 지불되고, 주기를 멈추는 순간 철회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감사가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을 때 어떤 모습인지를 그대로 보여 준 것이었습니다. 방금 뿌리 가루로 불평 없이 자신들만의 궁핍한 시절을 견딘 비구들은, 이미 자신들의 작은 방식으로 같은 평정을 살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평정을, 죽어 가는 나무를 떠나기를 거부한 한 마리 앵무새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여 주신 것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출라수카 자타카』는 제430번 본생담으로, 부처님께서 베란자에서 물과 거친 뿌리 가루만으로 궁핍한 시절을 보내신 뒤 불평 없이 견디신 일을 계기로 기원정사에서 설하신 이야기이다.
비구들은 역경 속에서도 드러난 부처님의 만족에 놀라워했다. 부처님께서는 같은 덕을 축생의 몸으로 계시던 전생에도 이미 닦으셨다고 설명하셨다.
작은 앵무새가 자신의 나무 곁을 떠나지 않은 것은 이해득실을 따진 계산에서가 아니라, 그 나무가 오래전 자신에게 베풀어 준 보호에 대한 소박한 은혜 갚음 때문이었다.
제석천은 정체를 드러내고 천상의 강물에서 얻은 감로로 나무를 되살리기 전에, 변장한 모습으로 앵무새의 마음을 시험한다.
부처님께서는 제석천을 제자 아누룻다와 같은 존재로 밝히시고, 벗이 곤궁해졌을 때도 그 곁을 떠나지 않은 앵무새가 바로 자신이었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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