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벌의 가사에 얽힌 이야기
팔리 경전의 제157번 자타카는, 장로 아난다(부처님의 주요 제자 가운데 한 분)가 천 벌의 가사를 공양받아 옷이 해진 비구들에게 나누어 주었을 때 기원정사에서 부처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코살라국(고대 북인도의 왕국)의 왕이, 승가의 계율은 비구에게 세 벌만을 허락한다는데 아난다가 어찌하여 그렇게 많은 가사를 받았는지 묻자, 아난다는 아무것도 버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진 가사는 겉옷이 되고, 겉옷은 속옷이 되며, 속옷은 이불이 되고, 이불은 깔개가 되고, 깔개는 수건이 되며, 마지막 남은 조각마저 벽을 바르는 흙에 섞여 쓰였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받은 것에 대해 정성껏 감사하는 마음이 아난다 자신의 역사에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님을 보이기 위해, 부처님께서는 과거 생의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칠 일 동안 진흙에 갇힌 사자
카시국에서 보살(미래 생에 부처가 될 존재)은 바라나시 위 산속 동굴에 사는 사자로 태어났습니다. 숲 가장자리의 늪을 가로질러 사슴을 쫓던 사자는 도약을 잘못 가늠하여 깊은 수렁에 빠졌고, 배까지 차오른 진흙에 단단히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칠 일 동안 위대한 사자는 음식도 물도 없이 그곳에 갇혀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힘은 점점 빠져 갔습니다.
두려움 대신 자비를 택한 자칼
이레째 되는 날, 작은 먹이를 찾아 늪을 헤매던 자칼 한 마리가 무력한 사자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어떤 짐승을 만났는지 즉시 알아보았습니다. 자리가 바뀌기만 해도 단숨에 자신을 삼켜 버릴 맹수였습니다. 그러나 자칼은 위험을 피해 달아나거나 사자를 그 운명에 맡겨 두는 대신, 낯선 이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안전을 걸기로 했습니다. 그는 단단한 땅 가장자리로 다가가 구출을 시도해 보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손으로 진흙을 파낸 구출
자칼은 곧바로 일에 나섰습니다. 사자의 다리를 감싸고 있는 두껍고 단단한 진흙을 긁어내고 풀어 놓았으며, 늪가에서 물을 날라 와 진흙을 더 부드럽게 만들고, 단단한 땅을 향해 좁은 물길을 파 나갔습니다. 마침내 길이 충분히 열리자, 자칼은 사자에게 남은 힘을 뒷다리에 모아 뛰어오르라고 불렀습니다. 사자는 점점 약해지는 힘의 마지막 한 줌을 끌어모아 진흙에서 튀어 올라, 몸을 끌어당겨 마른 땅 위로 올라섰습니다.
감사가 상시의 초대가 되다
자신보다 몇 배나 큰 생명을 여러 번 구해 준 작은 짐승에게 감동한 사자는, 자칼에게 반려자를 데려와 자기 동굴 가까이에 함께 살자고 청했습니다. 그날부터 두 가족은 잠자리와 먹이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사자는 두 가족을 위해 사냥했고, 여러 해 동안 사자와 자칼은 참된 벗으로서 나란히 살았으며, 두 가족은 각각 두 마리씩의 새끼를 길러 냈습니다.
질투가 잔혹함으로 변한 암사자
시간이 흐르면서 사자의 짝인 암사자는 자칼 가족이 늘 곁에 있는 것에 원망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사자의 위엄에 비해 한참 아래인 짐승이 어찌 자신들과 함께 머물러야 하느냐고 날카롭게 따지며 암자칼을 괴롭혔습니다. 제 짝이 시달린다는 소식을 들은 자칼은 진심으로 두려움을 안고 사자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강한 자는 그 본성 때문에 언제나 뜻을 관철한다고 솔직히 말하면서, 자신을 원망하는 집안 곁에 더 이상 안전하게 머물 수 없다는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사자가 짝에게 일깨운 우정의 도리
사자는 자신의 짝을 돌아보며, 진실을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고 일깨웠습니다. 참된 벗의 도리를 다하는 벗은 그에게 혈육과 다름없다고 말입니다. 그 벗의 출신이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이는 변함없는 진실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그녀 앞에 있는 자칼은 한때 그녀가 함께 누리는 바로 그 생명을 구하려고 죽음의 수렁으로 몸을 던졌던 존재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암사자는 질투를 내려놓고 자칼의 가족과 화해했으며, 그 두 집안은 이후 일곱 세대에 걸쳐 충실한 의리로 맺어져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부처님께서 전생의 인연을 밝히시다
이야기의 끝에 부처님께서는 그 자칼이 바로 당신의 제자 아난다였다고 밝히셨고, 수렁에서 목숨을 구함을 받았던 사자는 바로 당신 자신이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천 벌의 가사가 정성껏 쓰인 것과, 오래전 사자와 자칼이 결코 헛되이 버리지 않았던 은혜의 빚이 이렇게 하나의 고리로 맺어졌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보살은 진제바라밀과 은혜를 아는 덕을 실천하여, 참된 은인은 신분이나 계급을 넘어 무엇보다 높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보이셨다.
사자가 가족을 꾸짖은 말씀은 불교의 사회 원리를 드러낸다. 고귀함은 출생이나 혈통이 아니라 도덕적 품성과 덕스러운 행위에 있다.
《이집》 제157화로 수록되어, 종의 경계를 넘어서는 한결같은 충성을 기린다.
“죽음에서 구해 준 자는 친족보다 더 귀하다”는 말은 고전 테라와다 문헌에서 널리 알려진 격언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은혜로운 자칼을 아난다 존자로, 충실한 사자왕을 자신으로 밝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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