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두려워하는 한 비구에 관한 틀 이야기
팔리 삼장에 실린 자타카 제388화는,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끊임없이 공포에 시달리던 한 비구를 두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이다. 부처님은 그 비구의 전생을 되새기셨는데, 바로 그와 똑같은 공포에 맞닥뜨렸던 어린 새끼 돼지가 형의 계행과 두려움 없음에 대한 가르침으로 위로받았다는 이야기였다.
인자한 노파가 기른 두 고아
옛날 브라흐마닷타 왕이 바라나시를 다스리던 시절, 한 시골 노파가 어미 잃은 새끼 돼지 두 마리를 친자식처럼 거두어 길렀다. 큰형에게는 마하툰딜라, 작은 동생에게는 쿨라툰딜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보살은 바로 맏이인 마하툰딜라였다. 두 돼지는 늠름하고 윤기 나게 자랐을 뿐 아니라, 천성이 어질고 도덕을 갖춘 성품이었다. 두 돼지는 마음껏 뛰어다니다가도 자애로운 기른 어머니에게 변함없이 돌아왔다.
술과 황금을 두고 맺은 거래
어느 축제철, 술판을 벌이던 한 무리의 주정뱅이들이 안줏거리 고기가 떨어지자, 노파가 키우는 살진 돼지들의 소문을 듣고 묵직한 금화 자루를 내밀었다. 늙고 가난하여 기력이 쇠한 노파는 그 유혹에 넘어갔고, 두 형제를 우리 안으로 꾀어 들여 도살하려고 기름진 쌀죽과 향기로운 물을 가득 담은 구유를 차렸다.
공포에 얼어붙은 동생
백정들의 섬뜩한 칼 부딪는 소리를 듣고 술 냄새를 맡은 어린 쿨라툰딜라는 온몸이 마비될 듯한 공포에 사로잡혔다. 떨며 울면서 형에게 달려간 그는, 자기들을 위해 차린 이 잔치가 사랑이 아니라 칼을 숨긴 미끼이며, 이런 죽음을 피해 어디로 달아날 수 있느냐고 울부짖으며 물었다.
같은 위험에도 흔들리지 않은 형
마하툰딜라는 위엄 있고 고요했으며, 더없이 맑은 알아차림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는 동생을 끝없는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부드럽게 타일렀다. 죽을 몸을 받아 태어난 존재에게 죽음은 자연이 치러야 할 피할 수 없는 빚이라고 하였다. 마음은 가꾸지 않고 몸만 살찌우는 자는 늘 두려움 속에 살게 되지만, 계행을 지키고 해치지 않는 마음에 머무는 자는 죽음에서 찌르는 독침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설하였다.
우리 밖으로 울려 퍼진 설법
형은 동생에게 미움으로 얽힌 마음을 씻고, 자비의 맑은 흐름에 몸을 담그며, 흔들림 없는 결심으로 계율을 지키라고 권하였다. 아무리 두려워해도 다가오는 일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고요한 마음은 그것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마하툰딜라가 모든 생명의 무상함과 계행의 청정이 주는 깊은 평화를 설할 때, 그의 목소리는 주변 골목에 울리는 종소리처럼 퍼져 나갔다.
잔치 대신 법문을 들으러 모인 도시
주정뱅이들은 들려오는 말씀에 경외심을 느끼고 손에 든 칼을 떨어뜨렸다. 노파는 자신의 가난 때문에 하마터면 벌어질 뻔한 일을 생각하며 뉘우치는 눈물을 흘렸다. 바라나시 온 도시가 보살의 설법 소식을 듣고, 직접 들어 보려고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마침내 브라흐마닷타 왕도 대신들과 함께 행차하여, 가르침을 빠짐없이 듣기 위해 땅에 앉았다.
두 형제를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인 왕
들은 말씀에 감동한 왕은 마하툰딜라와 쿨라툰딜라를 모두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였고, 동생을 눈물짓게 했던 위험도 그렇게 사라졌다. 왕은 마하툰딜라를 궁중의 사법 직책에 앉혔다. 백성들 사이의 분쟁을 공정하게 해결하는 데 그의 분명한 지혜를 믿고 맡긴 것이다.
왕보다 오래 남은 유산
왕이 마침내 세상을 떠나자, 마하툰딜라는 그 직책에서 배운 모든 것을 바탕으로, 훗날 재판을 맡을 이들을 이끌 법률 문서를 편찬하였다. 그가 남긴 공정함의 기록은, 이 가르침을 처음 바쳤던 돼지가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나라를 위해 쓰였다.
부처님께서 밝히신 인연
이야기의 끝에서 부처님은 두려움에 떨던 비구를 쿨라툰딜라와 같다고 밝히시고, 자신은 마하툰딜라라고 밝히셨다. 도살을 눈앞에 둔 어린 돼지의 마음을 가라앉혔던 그 한결같은 가르침은, 몇 세기가 지난 뒤에도 자신의 죽음을 끝내 떨쳐내지 못하던 한 비구에게 여전히 필요한 약이었다.
한 번의 축제철을 넘어 이어진 가르침
주정뱅이들을 결국 무릎 꿇게 한 것은, 돼지를 죽이는 일을 겨냥한 특정한 논변이 아니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에서 벗어남은 둘 다 배워 익힐 수 있는 마음의 자세이며, 위험에 그저 반응하기만 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려는 모든 존재에게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 준 데 있었다. 쿨라툰딜라의 공포는 그가 맡고 들은 것을 생각하면 전적으로 타당했으며, 형은 그것을 짐짓 아닌 척한 적이 없었다. 형은 다만 자신의 본보기로써, 미리 닦아 둔 덕행이 마음을 칼 앞에서도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을 만큼 굳건하게 해 준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알고 계셨나요?
툰딜라 본생담은 동물로 태어난 보살이 설한, 죽음을 생각하는 수행(마라나사티)을 가장 깊이 있게 다룬 법문 가운데 하나이다.
몸을 살찌우는 일과 정신을 맑히는 일의 대비는 감각적 쾌락과 법의 수행이 맞서는 모습을 비유한다.
후일담에서 두 형제를 거둬 준 베나레스의 왕은 스승을 늘 받든 존자 아난다로 밝혀진다.
이 이야기는 계행과 인욕을 존재의 두려움에 맞서는 가장 높은 갑옷으로 강조한다.
왕이 베푼 두려움을 없애 주는 보호(무외시)는 국가가 짐승의 안녕을 지켜 준다는 불교의 이상을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