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베푸는 자를 칭찬하신 부처님
부처님께서는 팔리 성전에 실린 『본생경』 제340화(짜뚜까니빠따, 네 가지 모음 편)를 이렇게 들려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위성 기원정사에서 급고독 장자 아나타핀디카에 관하여 설하신 것입니다. 승가를 향한 그의 보시가 너무도 커서 그의 재산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매일의 보시는 컸고, 그에게 빚진 이들에게 받아야 할 것도 독촉하지 않았으며, 강가에 묻어 두었던 큰 재산은 홍수에 휩쓸려 갔습니다. 저택의 네 번째 문 위에 머물던 사견을 지닌 천신(데바타)은 수행승들이 드나드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밤마다 그에게 부처님을 후원하는 일을 그만두라고 권하였습니다. 아나타핀디카는 그녀를 물리쳤습니다. 제석천의 조언을 따른 그녀는 마침내 빚진 이들에게서 그의 잃어버린 재산을 되찾아 주고 용서를 구하였으며, 부처님께서는 그녀에게 법을 설해 주셨습니다. 이후 아나타핀디카는 그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어떻게 계속 베풀었는지를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옛적의 현자들 역시 제석천 자신이 허공에 서서 베풀지 말라고 할 때에도 보시를 멈추지 않았다고 답하셨고, 그리하여 비사야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끝없는 보시의 재정관
옛적 브라흐마닷타왕이 바라나시를 다스리던 때, 보살께서는 한 상인 가문에 태어나 재정관 비사야가 되셨으며, 그의 재산은 팔십 크로르(8억)에 이르렀습니다. 그분은 오계를 지키셨고 베풂을 기뻐하셨습니다. 여섯 곳의 보시소를 세우셨는데, 네 성문과 도시 한가운데, 그리고 자신의 문 앞이었습니다. 매일 육십만 명이 보시를 받으러 왔고, 모두가 비사야 자신이 먹는 것과 같은 음식을 받았습니다.
제석천의 달아오른 옥좌
이 끊임없는 베풂의 빛이 하늘에까지 닿자, 신들의 왕 제석천의 옥좌가 그 아래에서 달아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본 제석천은 상인의 흔들림 없는 관대함을 보았고, 그 보시를 멈추게 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사라진 재산
제석천은 신통한 힘으로 상인의 기름, 꿀, 당밀, 곡식, 하인과 일꾼을 모두 사라지게 하였습니다. 걸인들이 찾아오면 비사야는 대신 돈을 가져가라고 일렀지만, 그의 아내가 집안을 뒤졌을 때 몸에 걸친 옷 말고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본 보살께서는 슬픔도 분노도 드러내지 않으셨고, 이제 가난해졌지만 어떻게든 베풂을 이어 갈 방법을 찾겠다고 결심하셨습니다.
두 닢의 동전으로 바꾼 풀
한 나무꾼이 낫과 멜대와 밧줄을 문 앞에 두고 갔는데, 비사야의 아내가 그것들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이것을 들고 풀을 베러 나가며, 그래도 베풀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그는 풀을 두 묶음으로 묶어, 하나는 가족을 위해, 하나는 보시를 위해 두었습니다. 멜대에 매달린 묶음은 성문에서 두 닢의 작은 동전에 팔았습니다. 그 돈의 절반은 걸인들에게 주었고, 그들이 더 달라고 계속 부르자 나머지 절반도 주었습니다. 그와 아내는 단식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렇게 엿새가 지났습니다. 이레째 되던 날, 굶주림으로 기력이 쇠하고 풀을 모으던 중 햇볕의 열기에 쓰러져 정신을 잃고 땅에 엎어졌습니다.
허공에 나타난 제석천
쓰러진 보살의 위 허공에 제석천이 서서, 그가 활짝 열린 손으로 베푼 보시가 그의 파멸의 원인이었으니 이제부터는 절제하라고 권하였습니다. 비사야는 신들의 왕을 꾸짖었습니다. 제석천 자신도 보시와 계행으로 그 높은 자리를 얻었으니, 스스로를 위대하게 만든 바로 그 베풂을 금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고귀한 가문은 그 위엄을 지킨다고 말하였고, 앞선 나그네들이 걸었던 길은 다시 걸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생계를 꾸릴 수단이 남아 있는 한, 그는 계속 베풀겠다고 하였습니다.
제석천의 자리도, 범천의 자리도 아닌
그러자 제석천은 그가 왜 이렇게 베푸는지 물었습니다. 비사야는 자신은 제석천의 자리도, 범천의 자리도 바라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의 보시는 미래의 보상을 위한 거래가 아니라, 일체지를 향한 마음의 수행이며, 고통받는 모든 중생을 위해 부처님의 위없는 정등각을 이루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제석천의 기쁨과 되돌아온 재산
이 대답에 기뻐한 제석천은 보살의 등을 토닥였습니다. 비사야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찼고, 제석천의 힘으로 그의 번영이 되돌아왔습니다. 제석천은 그에게 날마다 백이십만 몫을 베풀라고 이르고, 그의 집을 재물로 가득 채운 뒤 천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부처님의 전생 밝히심
가르침을 마치며 부처님께서는 그 전생의 재정관 비사야가 바로 당신 자신이었고, 그의 아내는 라훌라의 어머니였다고 밝히셨습니다. 보살의 베풂은 손실에도, 권세 있는 이의 조언에도 굽히지 않습니다. 그 베풂의 근원은 재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마음의 결의였기 때문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위사이하 본생경은 조건 없는 무주상 보시바라밀(dāna-pāramī)의 극치를 보여주는 찬란한 경전이다.
제석천의 반두캄발라 보좌가 뜨거워지는 현상은 지상의 거룩한 덕행이 천상계를 뒤흔듦을 상징한다.
보살은 천상의 복락을 바라는 기복적 보시와 중생 구제를 위해 붓다를 염원하는 보리심(bodhi)을 엄격히 구분했다.
풀베기 품팔이는 고대 인도 사회의 가장 극심한 빈곤을 뜻하며, 보시는 재물의 많고 적음에 달린 것이 아님을 웅변한다.
참된 보시의 척도는 바친 재물의 크기가 아니라 아낌없이 내려놓은 청정한 희생과 자비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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