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운을 훔치려 한 바라문
팔리 경전의 제284번 자타카는 기원정사에서, 위대한 보시자 아나타핀디카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참으로 얻은 행운은 결코 그저 빼앗길 수 없음을 보여 준 일이 있은 뒤에 들려주신 것이다. 아나타핀디카는 한때 자선을 너무 많이 베풀어 자신의 곳간이 텅 비어 버린 적이 있었다. 그의 저택 망루 위에 살던 한 신령은 그에게 보시를 줄이라고 권했다가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땅에 묻힌 세 개의 오래된 보물 더미를 되찾아 준 뒤에야 제자리를 되찾았다.
붙잡히지 않는 행운
그의 되찾은 영광에 대한 소문이, 집안에서 행운(시리)이 머무는 자리를 알아보는 데 능한 한 바라문에게까지 전해졌다. 그런 행운을 자기 것으로 탐낸 그는 손님으로 아나타핀디카의 집을 찾아왔다. 훈련된 눈으로 살펴보던 그는 장자의 행운이 금 새장 속에 있는 흰 수탉의 볏에 깃들어 있음을 알아보았다. “저 수탉을 내게 주시오.” 바라문이 말하자, 늘 베풀기를 좋아하는 아나타핀디카는 곧바로 주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행운은 수탉에서 빠져나와 그의 터번 속에 숨겨진 보석에 깃들었다.
바라문이 그 보석을 청하자, 그것도 내주었다. 행운은 다시 달아나 이번에는 아나타핀디카가 자신을 지키려고 들고 다니던 지팡이에 깃들었다. 그 지팡이도 넘겨주었지만, 행운은 거기에도 머물지 않았다. 대신 아나타핀디카의 아내의 머리 위로 옮겨 갔다. 바라문은 재가 신자에게 그 아내를 내놓으라고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자신의 도둑질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깨달았다. 부끄러움에 휩싸인 그는 자신의 진짜 목적을 고백하고 떠났다. 아나타핀디카가 이 기이한 일을 세존께 아뢰자, 스승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그대의 행운이 훔쳐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리고 아나타핀디카의 청에 따라 이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자정 무렵 나뭇가지 위의 두 자랑쟁이 수탉
아주 오랜 옛날 바라나시에서 브라흐마닷타가 다스리던 때, 보살은 세속을 떠나 히말라야에서 수행자의 삶을 살았다. 때가 되어 그는 소금과 양념을 구하러 산기슭의 한 도시로 내려왔는데, 그곳에서 코끼리 조련사가 그의 위엄에 감명을 받아 자기 집에 머물게 하고 그의 모든 필요를 살펴 주었다.
같은 무렵, 땔감을 줍던 한 사람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해가 저물었다. 그는 인적 없는 쉼터의 나무 아래에서 잠을 청했는데, 그 나무의 가지 위에는 두 마리의 수탉이 앉아 있었다. 새벽녘에 두 수탉은 서로 자랑하기 시작했다. 아래쪽 수탉이 말하였다. “나를 죽여 내 살을 먹는 자는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천 개의 금화를 얻을 것이다.” 위쪽의 수탉은 그처럼 작은 상을 두고 웃으며 대답하였다. “내 몸의 살을 먹는 자는 오늘 당장 왕이 될 것이다. 내 바깥 부위의 살을 먹는 자는 군대의 장수가 될 것이며, 만일 여인이 먹는다면 정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뼈 곁에 있는 살을 먹는 자는 재무관이나 왕실 사제가 될 것이다.”
바람에 날아간 한 끼 식사
새의 말을 알아듣는 그 나무꾼은 두 수탉이 다시 잠들 때까지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런 뒤 살며시 일어나 자랑하던 수탉을 붙잡아, 이렇게 생각하며 목을 비틀었다. “오늘 나는 왕이 되리라!” 그는 아내를 깨워 수탉의 털을 뽑고 요리하게 하였다. 두 사람은 식사에 앞서 목욕을 하러 강으로 내려갔고, 솥은 불 위에서 끓도록 그대로 두었다. 목욕하는 사이 갑자기 불어온 돌풍에 솥이 물에 쓰러졌다. 솥은 뚜껑을 덮은 채 온전한 모습으로 강을 따라 떠내려가, 강가에서 코끼리들을 씻기고 있던 코끼리 조련사의 사람들이 있는 곳까지 흘러갔다.
징조를 나눈 수행자
보살은 날카로운 통찰로 수탉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솥 안에 어떤 행운이 숨어 있는지를 알아챘다. 그는 코끼리 조련사의 집에 찾아가 그 앞에서 솥을 열게 하였다. 그리고 손수 고기를 나누었다. 몸의 살은 코끼리 조련사에게 먹으라고 주고, 바깥 부위의 살은 그의 아내에게 주었으며, 뼈 곁의 살은 자신을 위해 남겨 두었다. 그런 다음 말하였다. “지금부터 사흘째 되는 날 그대는 이 도시의 왕이 될 것이고, 그대의 아내는 왕비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대의 왕실 사제가 되리라.”
왕을 대신해 서서 얻은 왕좌
그가 예언한 대로 그대로 이루어졌다. 이웃 나라의 왕이 군대를 이끌고 와서 도시를 포위하였다. 재위 중인 왕은 코끼리 조련사에게 왕의 예복을 입히고 국가의 코끼리 위에 올려 방어를 이끌게 하였으며, 자신은 변장을 하고 병사들의 대열에 섞였다. 이어진 전투에서 화살 하나가 왕을 맞혔고, 그는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이를 전해 들은 코끼리 조련사는 많은 재물을 가져오게 하고, 재물을 바라는 자는 앞으로 나와 싸우라고 선포하였다. 그의 군대는 곧 적국의 왕을 쓰러뜨리고 포위를 풀었다. 대신들은 죽은 왕이 자신의 왕복을 그에게 입혀 두었고, 그 전투에서 나라를 얻었다고 여겨, 그를 왕으로 세웠다. 수탉의 바깥 살을 먹었던 그의 아내는 왕비가 되었고, 운명이 걸린 고기를 나누었던 수행자는 평생 존중받고 보살핌을 받는 왕실 사제가 되었다.
부처님께서 아나타핀디카에게 보여 주신 것
이 이야기를 마치시고 세존께서는 생의 인연을 밝히셨다. “아난다는 그 전투에서 쓰러진 왕이었고, 나 자신은 새로운 왕의 사제가 된 수행자였다.” 이 가르침의 중심에 있는 행운, 곧 시리는, 아무리 교묘한 손이 그것을 잡으려 해도 계략이나 도둑질에 매달리지 않는다. 그것은 오직 전생에 심어진 공덕이 이미 그 자리를 마련해 둔 곳에서만 머문다. 이 진리를 바라문은 아나타핀디카의 문 앞에서 배웠고, 나무꾼은 끝내 배우지 못하였다.
알고 계셨나요?
이야기 틀은 아나타핀디카의 집 안에서 시작된다. 징조를 읽는 데 능한 바라문은 장자의 행운이 흰 수탉에서 보석으로, 지팡이로, 마침내 그의 아내의 머리로 옮겨 가는 것을 지켜보며, 시리는 재산처럼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한다.
보살은 여기서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을 지닌 이름 없는 수행자로만 등장하는데, 이는 팔리 설화 문학에서 쌓인 공덕을 나타내는 전형적인 표지이다.
보살이 나누어 준 몫, 곧 코끼리 조련사에게 돌아간 몸의 살, 그의 아내에게 돌아간 바깥 부위의 살, 그리고 자신이 취한 뼈 곁의 살은, 자랑하던 수탉이 했던 예언의 세부 하나하나와 그대로 맞아떨어진다.
여기서 왕위는 기적적인 의식이 아니라 전쟁의 우연을 통해 찾아온다. 재위 중인 왕이 코끼리 조련사에게 왕의 예복을 입히고 변장한 채 대열에 섞이며, 화살에 왕이 쓰러지자 신하들이 조련사를 즉위시키고, 그의 아내는 왕비가 된다.
이야기 끝에서 부처님은 아난다를 그 전투에서 쓰러진 왕으로, 자신을 새 왕의 왕실 사제가 된 수행자로 밝혀, 빼앗긴 행운과 얻은 행운을 다룬 이 이야기를 자신의 전생과 연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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